탄소중립 시대 철강 분야 혁신·그룹의 조직 안정화 적임자 평가
철강산업 성장 둔화 타개·포스코 신성장동력 발굴 등 과제 산적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오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연합뉴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오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이 낙점됐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서 지난 7일부터 이틀에 걸쳐 최종 후보 6인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8일 포스코홀딩스 임시이사회 결의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로 장 전 사장을 확정했다. 장 후보는 다음 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주총)와 이사회를 통과하면 차기 회장으로 취임한다.

사내이사 후보였던 장 후보가 최종 선정되면서 포스코그룹은 25년 만에 외부 인사가 사상 두 번째 CEO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을 깼다.

장 후보는 지난 2018년 권오준 전 회장이 중도에 물러난 이후 회장 선임 과정에서 최정우 회장과 ‘최종 2인’으로 맞붙은 바 있다. 최 회장 취임 이후에는 2018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철강부문장을 맡았다가 2021년 3월부터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나 현재까지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장 후보가 다음달 주총에서 회장으로 선임되면 5대 유상부 회장 이후 두 번째로 탄생한 ‘포스코 OB(퇴직자)’ 출신 회장이 된다.

재계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로 외부 인사 대신 포스코 OB 출신인 장 전 사장을 낙점한 것은 그룹의 철강 DNA를 살려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시대의 철강 분야 혁신을 꾀하는 동시에 그룹의 조직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추위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 전 사장은 인자하고 넉넉한 성품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덕장형 리더’로 평가받았다”며 “2021년 주총 이후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면서 여전히 경영 현안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조카로 알려진 장 후보는 사내에서는 직급과 관계 없이 직원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백팩을 맨 채 현장을 돌아다니는 소탈한 성품으로 통한다.

하지만 포스코의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어 비전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 포스코의 매출은 38조7720억원, 영업이익은 2조8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8.7%, 9.2% 줄었다. 태풍 ‘힌남도’ 당시 냉천 범람에 따른 제철소 침수로 타격을 입은 2022년 실적에도 못미쳤다.

해외철강 사업 부문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중국 장가항 STS가 지난해 영업적자를 내는 등 고전 중이며 철강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하다.

또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생산체제 전환과 미래 먹거리 사업 모델 발굴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사법 리스크(RISK·위험)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장 후보를 ‘호화 해외 출장’ 등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후보를 심사한 후추위에 속한 사외이사 전원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국민연금)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건이다. 또 소액주주 비율이 75%에 달하는 점도 차기 회장이 되는 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이 찬성이나 반대 등 별도 의사를 밝힐지는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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