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넷마블·넥슨, 실적 개선·리스크 해소 등 해결책 시급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분위기 쇄신 모색…변화 꾀할 듯

박병무 엔씨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엔씨소프트
박병무 엔씨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엔씨소프트

[뉴스워치= 정호 기자]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 일명 ‘3N’의 구원투수들이 각각 올해 실적 개선과 이미지 쇄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3N이 모두 공동대표 체제 구축과 교체라는 강수를 두며 변화를 위한 주춧돌을 마련한 바 있어서다.

본격적으로 목소리가 먼저 불거져 나온 곳은 엔씨다. 박병무 대표이사 내정자는 설날을 앞두고 임원들에게 직접 ‘2024년 경영 성과 달성을 위한 과감한 변화’를 강조했다. 그 내용은 ‘One Team(하나의 팀)’과 ‘M&A(인수·합병)와 투자 노력’ 등을 담았다. 기업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의사결정체계의 효율을 높이고 외부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간 엔씨는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쓰론 앤 리버티(TL)’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는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 IP인 MMORPG 장르 ‘리니지’ 또한 비슷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의 범람으로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엔씨는 이같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17년 만에 변화를 선택했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며 공동체제 체제로 탈바꿈하는 것이 그 첫 단추다. 박 내정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옛 로커스홀딩스) 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등을 거치며 기업 경영·전략·투자 관련 경험과 식견을 갖춘 인물로 알려졌다.

박 내정자 선임 이후 엔씨소프트는 ▲변화경영위원회 출범 ▲조직 및 의사 결정 체계 정비 ▲새로운 성장을 위한 역량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논의 등을 통해 의사전달체계를 다듬어 나갔다.

임원 구조 또한 대대적으로 손을 봤다. 최고사업책임자(CBO) 자리에는 리니지 IP를 전면에서 지휘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 개발 총괄 백승욱 상무, TL과 신규 IP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최문영 전무 등 3명을 앉혔다.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를 내려 놓으며 가족 경영 리스크를 해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박 내정자가 임직원에게 한 당부를 두고 한 차례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끝마친 엔씨소프트의 직접적인 지휘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Live IP의 유저 기반 확장, 신규 IP의 마일스톤 준수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해”라며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M&A와 투자 노력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진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경영 전반에 나서 움직임을 본격화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더욱이 엔씨가 변화 속도를 내는 만큼 넷마블과 넥슨의 사령탑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병규 넷마블 각자 대표이사 내졍자. 사진=넷마블
김병규 넷마블 각자 대표이사 내졍자.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지난 2022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 구원투수로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했다. 도기욱 전 대표는 각자 대표직을 내려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에 집중한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삼성물산을 거쳐 2015년 넷마블에 입사했다.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에 정통한 전략기획 전문가라는 평이다. 특히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인사로 알려졌다.

방 의장은 올해 초 시무식을 통해 “올해는 반드시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리더들 모두가 긍정적, 능동적 자세로 임해 넷마블 본연의 가치를 다시금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는 가운데 향후 방 의장의 신임을 받는 김 내정자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마블은 현재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레이븐2’ 등 대형 RPG 신작들과 중국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며 실적 개선을 위한 터 다지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김 내정자가 기업 내에서 전략기획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서비스 면에서 어떤 전략을 제시할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넥슨은 강대현 넥슨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모두 10여년 넘게 넥슨에 몸담았으며 각각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등 개발 디렉터와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바 있다. 모두 게임 서비스와 대내외 환경 일선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재인 만큼 넥슨이 처한 상황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두 내정자가 실적 면에서 성장 드라이브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우선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고정 IP가 국내외로 캐쉬카우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한 블루아카이브도 시장에서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콘솔플랫폼으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2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호재가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외자판호까지 취득하며 넥슨의 성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 서비스 면에서는  리스크가 직면해 있다. 공정위로부터 오랜기간 서비스된 ‘메이플스토리의 일부 확률형 아이템의 수치를 변경했다’는 의혹이다. 이 문제에 대해 두 내정자가 향후 유저의 신뢰도 회복이라는 문제에 어떤 해소법을 제시할 지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의 중심인 3N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분위기 쇄신의 키를 잡은 대표이사들의 어깨가 무겁다”며 “엔씨의 박 내정자처럼 새로운 대표들이 향후 어떤 행보를 나타낼지가 올해 3N을 바라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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