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주담대 이어 전세대출갈아타기 31일부터 서비스 개시
대출가능기간 및 한도·수수료와 절감 이자비용 등 꼼꼼히 비교해야

금융위원회가 신용·주택담보대출에 이어 31일부터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신용·주택담보대출에 이어 31일부터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전세대출갈아타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에 이은 금융당국의 세 번째 갈아타기 서비스로 차주들의 이자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이자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선 유의할 사항들이 있고, 갈아타기 서비스 자체 개선도 필요해보인다.

31일부터 은행 앱과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된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정식 명칭으로, 이용자는 은행 방문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전세대출 전체액 170조원 중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이나 지방자치단체 협약 대출을 제외한 120조원 규모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이 대상이 된다. 특히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로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에 대한 보증부 전세자금 대출을 더욱 낮은 금리의 신규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보험 등의 보증서를 담보로 한 대출을 이른다.

전세대출은 대표 서민금융상품으로 꼽히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전세대출 대환대출에 앞서 출시된 신용대출과 주담대 대환대출 역시 많은 대출자들이 이자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개시된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8개월 동안 11만 8773명의 대출자가 총 2조7064억원 규모 대출을 갈아탔는데 평균 1.6%p 대출금리 인하효과를 누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1인당 연간 57만원의 이자를 줄인 데다 저금리 대출 활용으로 신용점수 또한 평균 36점 상승했다.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경우 주담대 금액 자체가 큰 만큼 이자절감 효과는 더욱 컸다. 주담대 갈아타기를 통해 대환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기존보다 평균 1.55%p 금리 하락 혜택을 받았고, 이로 인해 1인당 연간 298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누린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시행으로도 앞선 대환대출서비스 못지 않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무턱대고 갈아타기에 나섰다가는 손해를 볼 수도 있기에 상세한 요건들을 잘 알아보고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우선 전세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비교하는 것부터 자신의 상황에 맞는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4곳 대출비교 플랫폼을 이용할 시 보증기관이 동일한 신규 전세대출 상품만 비교 추천해서 보여준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14개 은행 앱을 통해서도 갈아타기가 가능하지만 이 경우 금융사 별로 제휴한 보증기관이 다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보험은 일부 은행과 제휴를 맺지 않았고, 이 때문에 전세대출 갈아타기가 불가능할 수 있다.

대출이 가능한 기간과 한도도 잘 알아둬야 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보증기관 별로 기간 제한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 전세대출 뒤 3~12개월과 22~24개월(전세계약 갱신 때 한함) 사이에만 갈아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보증기관 등과 협의가 될 경우 빠르면 오는 7월부터는 전세대출 뒤 3개월부터 24개월까지 모든 시점에서 갈아타기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약을 갱신하면서 갈아타기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 기존 전세 계약기간의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까지 갈아타기를 지원하고 있다.

대출 한도 역시 제한돼 있다. 기존 대출 잔액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금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대출 한도 증액이 가능하다. 이 증액분 역시 보증기관별 보증한도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할 시 갈아타기 대상에 포함되는가 여부도 확인할 사항이다. 만약 기존 받고 있는 대출이 연체 상태라거나 법적 분쟁 상태인 경우에는 법적 다툼 소지가 있어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가 지원한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이나 지자체와 금융사간 협약 체결을 통해 취급된 대출을 받고 있는 이들 역시 갈아타기 서비스 이용은 불가하다. 보증기관의 대출 보증을 받은 경우에는 전세는 물론 월세 보증금 역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주의할 점은 기존에 받고 있는 대출 보증기관과 같은 보증기관의 대출로만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다. 주금공 보증부 대출을 받고 있는 차주라면 주금공 보증 대출상품으로만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 한 가지,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고려하는 차주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중도상환수수료와 대환대출로 절감되는 이자비용 비교다.

시중은행은 대체로 원금의 0.6~0.7%를 중도상환수수료율로 정하고 있으며, 은행별 차이는 있지만 통상 대출시점 1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때문에 이같은 점들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례로 2년 만기 전세대출로 2억원을 빌린 차주가 대환대출을 하겠다고 바로 기존대출을 갚을시 120만원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같은 조건에서 1년 뒤에 갚을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는 60만원으로 줄어든다. 때문에 기존 대출을 언제 받았는지, 현시점 대환대출시 중도상환수수료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파악해 대환대출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과 비교한 뒤에 대출 갈아타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조건들에 걸림돌이 없어 갈아타기 신청을 하는 차주라면 신청 절차는 어렵지 않다. 소득 증빙 등에 필요한 서류들은 대출자 동의시 금융사가 자동으로 제공받을 수 있기에 별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대출자는 확정일자가 담긴 전세 임대차 계약서와 전세 계약금 납입 영수증을 영업점 방문을 통해 제출할 수 있고, 스마트폰 촬영 등을 통해 비대면 제출도 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대환 시점에 임대차계약 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사가 집주인에게 계약 사실 확인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해두는 것이 좋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주담대,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에 이어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경우 아파트만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실시간 시세조회가 가능한 빌라 및 오피스텔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말 안에 해당 서비스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은행 경쟁을 이끌어내고 이로 인해 차주들의 이자절감 효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서비스 확대는 주효해 보인다.

다만 대환대출 서비스가 줄줄이 출시되는 가운데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로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 전부터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한번에 비교하기’다. 현재 5대 은행의 대환대출조건을 모두 한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는 상황이다.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경우 신한은행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에이피더핀 등 4곳에 입점했으며, 하나은행은 네이버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핀크 등 4곳에 입점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핀다에, 농협은행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 입점했고, 국민은행은 카카오페이와만 제휴했다. 그렇다 보니 네이버페이에서는 국민은행 대환대출 상품을 살펴볼 수 없고, 카카오페이에서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상품을 비교해볼 수 없는 것이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역시 신한·하나은행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와 제휴했고,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핀다, 국민·농협은행은 카카오페이와 제휴하는 등 5대 은행이 모두 입점한 플랫폼은 없다.

더욱이 인터넷은행까지 더해진다면 모두를 한번에 비교하기가 어렵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담대와 전세대출 모두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자체 앱에서만 금리를 조회할 수 있으며,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환대출은 네이버페이, 토스, 카카오페이에 입점했다.

때문에 대환대출을 하려는 대출자들로서는 대출비교 플랫폼과 더불어 각각 금융사 앱에 접속해 일일이 금리를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쉽게 대출상품을 비교하고 더 저렴한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서비스지만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출자들이 여러 앱을 설치하고 비교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면서 정확한 비교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기에 진정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동참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다만 은행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시중은행으로서는 기존 고객을 뺏길 가능성이 높은 비교 플랫폼 입점에 소극적인 상황”이라면서 “인터넷 은행도 저금리에 대환대출 고객이 알아서 몰려주는 상황이기에 플랫폼에 입점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기보다 자체 앱 플랫폼 유입을 강화하는 방향에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