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하락’ 농산물, 직매입 판매로 가격·상생 ‘일석이조’
지속적인 농가 수익 보전 및 고품질 재료 확보 효과

쿠팡은 자체 온라인 판매망을 활용하며 처리에 곤란함을 겪는 농수산물을 직매입하는 형태로 농가를 돕고 있다.사진=쿠팡
쿠팡은 자체 온라인 판매망을 활용하며 처리에 곤란함을 겪는 농수산물을 직매입하는 형태로 농가를 돕고 있다.사진=쿠팡

[뉴스워치= 정호 기자] 특정 지역의 특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유통기업들의 농가 상생 활동이 ESG와 재료의 양질의 원재료 확보 등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고객들의 호평으로 이어지며 올해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2022년 발표한 농림어업조사를 살펴보면, 농가 10곳 중 6곳의 연간 수익이 1000만원을 밑돌았다. 농업에 종사하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도 49.8%로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 불안정한 농가의 수익과 농업 인구의 고령화 문제는 농촌·농업 붕괴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다.

특히 농업 가구의 수익 저하가 가속화되는 원인으로는 판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유통환경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며 인터넷 환경에 취약한 고령의 노인들이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농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돕기 위해 e커머스, 프랜차이즈, 식품업계, 대형마트 등이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농가와 상생을 통해  ESG를 실천은 물론 수익성 제고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가 상생은 일부 기업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팡은 자체 온라인 판매망을 활용해 처리에 곤란함을 겪는 농수산물을 직매입하는 형태로 농가를 돕고 있다.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신선한 농산물을 구매하는 순효과로 이어지고 있다.쿠팡은 판매자 주문부터 CS를 대행하는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해 영농인들이 직접 수확한 쌀, 현미 등 잡곡류는 물론 건어물 등의 포장과 배송까지 도맡아 일손에 보탬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폭염과 폭우 등 악천후로 영영 어려움에 놓인 농가를 돕기 위해 배, 무, 당근, 오이 등 ‘못난이 농산물’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못난이 농산물은 크기, 모양, 흠집 등 문제로 상품화가 되지 못한 품목이지만,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다. 당시 일부 농가에서는 못난이 채소가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이같은 못난이 농산물은 일반 상품 대비 낮은 가격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못난이 농산물은 쓰레기로 폐기되는 물량을 줄여 환경보호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 토대로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소비자는 물가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한국맥도날드는 토종 농산물을 직매입해 제품화를 하는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창녕 갈릭 버거, 보성녹돈 버거,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등 버거류 3종이 출시됐으며 지난해에만 1000만개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버거뿐만 아니라 한라봉칠러, 나주배칠러 등 음료와 허니버터 인절미 후라이 등 기타 메뉴까지 폭넓게 국내산 농산물이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창녕 마늘 약 132톤, 진도 대파 약 50톤이 소비됐으며 맥도날드의 실제 매출에도 도움을 줬다. 한국의맛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2020년 7910억원이던 한국맥도날드 직영점 매출은 지난해 9950억원으로 14.6% 증가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사진=한국맥도날드.

한국 맥도날드는 올해도 새로운 메뉴를 출시해 성장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은 제품 시리즈였던 만큼 올해도 계속될 것 같으며, 여름 시즌에 신메뉴를 선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와 오뚜기 등 식품업체에서도 농가 상생을 위한 협업이 활발하다. 롯데웰푸드는 2006년 경상북도 의성 특산물인 마늘을 활용한 ‘의성마늘햄’을 출시한 바 있다. 매년 120톤의 마늘을 의성 농가에서 매입하는 중이며 의성마늘 그릴프랑크, 의성마늘 빅그릴비엔나, 에센뽀득 부어스트 등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오뚜기는 ‘한국농업 상생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농가와 동반성장에 힘쓰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계약재배, 국내 농산물 소비 증대, 국산 종자 사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고품질의 식재료를 확보함과 동시에 소비자 신뢰도 제고와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마련을 돕는다는 복안이다.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브랜드 제품 또한 출시하고 있다. 제품은 제주도 특산물로 만든 제주 흑돼지 카레와 한라봉 마말레이드, 제주 메밀 비빔면 등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정부와 농가 상생을 위해 15종 토마토 전체 상품을 대상으로 2팩 구매시 30% 할인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행사의 주요 배경은 지난해 3월 말 대추방울토마토 일부 상품에서 발생한 ‘구토’ 이슈로 판매량이 줄어들자 어려움에 직면한 농가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밖에도 이마트는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지역 특산물을 리브랜딩하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마련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그동안 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지역의 우수한 특산물을 소개하는 ‘재발견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해왔다”며 “앞으로도 농가 상생에 도움될 수 있는 여러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ESG 활동이 중요해짐에 따라 각 기업의 다양한 농가 상생 활동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농가는 꾸준히 작물을 생산할 수 있기에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기업은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같이 기업과 농가, 양측에 도움이 되는 상생 활동은 올해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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