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정상혁·이석용·김성태 은행장, 취임 2년차 맞아
이재근 국민은행장, 연임으로 취임 3년차 돌입

(왼쪽 위부터 시계바늘 방향으로)취임 3년차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승열 하나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바늘 방향)취임 3년차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승열 하나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이승열 하나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1~2월 사이 취임 2년차를 맞는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연임으로 올해 임기 3년차에 돌입했다. 지난 7월 취임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제외하고 연초 취임 'N년차'에 돌입한 다섯 은행장들의 지난 성과와 올해 경영전략을 들여다봤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부동의 1위 위한 디지털전략

지난 2022년 1월 최연소 국내 은행장 타이틀로 주목받으며 KB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한 이재근 행장은 연임이 결정되며 한번 더 KB국민은행 운전대를 잡았다.

취임 후 뛰어난 경영 성과를 보여주며 국민은행을 업계 선두로 이끈 이 행장은 ‘이공계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강점을 살려 디지털·IT 경쟁력을 확대했다. 이 행장은 ‘KB스타뱅킹’ 앱을 고도화해 7개 계열사의 70여가지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시중은행 최초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뤘다. 은행장 후보자 선정 뒤 첫 출근길에서 언급한 MAU 목표를 1년도 채 되지 않아 달성한 것이다. 금융권 최초의 알뜰폰 사업 ‘KB리브 모바일(리브엠)’도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의 부수업무 허용 후 날개를 달았다.

디지털 강화로 리딩뱅크의 입지를 견고히 다진 이 행장의 올해 전략도 ‘넘버원(No.1) 디지털 금융그룹’이다. 그는 올해 시무식에서 고객과 현장, 디지털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금융의 미래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앞서나가기 위해 KB의 모든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 촘촘히 스며들 수 있는 강력한 KB만의 금융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제는 역시 리딩뱅크 수성이다. 이 행장 역시 “4대 은행의 경영성과가 서로 대동소이한 경쟁환경 속에서 KB가 리딩뱅크의 위상을 확고히 유지해 나가려면 지속 가능하고 견고한 자산 성장 능력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부동의 은행 1위 사업자 지위를 흔들림 없이 지속해나갈 것”이라 의지를 드러낸 바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이승열 하나은행장, 리딩뱅크를 향한 ‘손님·현장·강점’ 전략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1월 ‘손님·현장·강점’이란 3대 과제를 제시하며 취임했다. 취임 첫분기부터 리딩뱅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 행장은 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2조7664억원으로 끌어올리며 국민은행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리는 등 재무통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 행장은 우량기업 중심 여신 증대 전략, 지역기반 영업 조직 강화 등에 이어 ‘손님·현장·강점’이란 취임일성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조직 운영 효율화를 꾀했다. 또 자금시장본부 내 FX플랫폼사업부를 신설해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 등 시장 변화에도 대응하고 있다.

발군의 수익성을 시현하며 업계 2위까지 올라선 하나은행은 이 행장의 ‘손님·현장·강점’을 중심으로 올해 리딩뱅크를 노린다. 올해의 성장 전략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 행장은 신년사를 내지 않으면서 함 회장의 생각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을 부각한 바다.

실제 함 회장은 고금리라는 환경적 변화가 가져온 은행에 대한 시선의 변화를 직시하고, 검증된 과거의 성공방정식에 경각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는 등 상세하게 은행의 올해 전략을 언급했다. 특히 협업을 통한 영역 확장을 언급하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은행 이자 중심 수익구조에 대한 합리적 금리체계를 기반으로 비이자이익 강화를 이어가는 것이 이 행장의 올해 전략의 과제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 정상혁 신한은행장 ‘미래 먹거리’에 단기성과도 더해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한용구 전 행장이 건강문제로 물러난 뒤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해 2월 취임했다. 갑작스러운 취임에 정 행장이 단기간에 실적을 내는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 행장은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는 한편 단기적 성과가 아닌 ESG 확대, AI기반 기술 역량 제고, 상생금융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중장기적 지속가능성에 주력하겠다”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가치관과도 일맥상통한다.

정 행장은 취임 후 조직개편을 하며 기본, 신뢰, 미래를 키워드로 삼았고 특히 ‘AI연구소’ 신설로 주목받았다. 이는 ‘CES 2024’에 참여해 단독 부스를 내고 AI은행권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역시 미래먹거리를 향한 정 행장의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할 미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타업종과의 적극적인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다.

다만 단기적 성과에도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다투던 KB국민은행은 차치하고라도 하나은행에도 밀리면서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정 행장은 임기 내 수익성은 물론이고 건전성 지표 관리에도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자산건전성 관리 전략必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비이자이익 개선에 앞장섰다. 이를 통해 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1조6052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 행장 역시 디지털 금융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취임 당시 이 행장은 “전통은행 입장에선 은행·비은행의 경계를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지속 보완해나가고, 애플리케이션 ‘올원뱅크’를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후 NH올원뱅크 고도화에 앞장서며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도 5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이뤄냈다. 이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 과제”라며 “NH올원뱅크의 슈퍼 플랫폼 도약, 데이터 활용 강화, 업무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핵심 기술 내재화 등 4가지 핵심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우리가 주도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량차주, 유망 분야의 신규 주거래기업 확대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과 시장 중심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WM(자산관리) 사업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자산건전성 관리는 과제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1년 전에 비해 0.17%포인트 오른 0.36%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NPL 비율은 0.34%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급격한 연체 증가 및 건전성 악화에 대응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 도모도 소홀히 해선 안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중소기업 집중 성과 이어 비이자이익 개선 필요

33년간 IBK기업은행에서 일해온 ‘내부출신’ 은행장인 김성태 IBK기업은행장도 취임 2년차에 돌입했다.

김 행장은 취임 초부터 중소기업에 집중했다. 중소기업의 위기극복, 재도약 지원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김 행장은 취임 첫날부터 전국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는 일정을 이어갔고 올해 첫 일정 역시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등 중소기업과 소통에 집중해 필요한 제도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를 통해 기업은행은 지난해 중기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다양한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우대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도 꾸준히 늘려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체 대출액(285조6770억 원)의 81.1%를 중소기업대출 잔액(231조7020억원)이 차지했다.

김 행장 체제에서 실적 개선도 이뤄졌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2조122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1조9244억원) 대비 10.3%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이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동반 영향이 크다. 때문에 비이자이익 부문 개선이 김 행장 앞에 놓인 올해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대출은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원 증가한 285조7000억원으로 늘며 이자 수익으로 기여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5% 증가한 4577억원 규모였으나 유가증권 등 일시 요인 영향이 컸다. 수수료손익 등 핵심 비이자이익 지표는 1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행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주력할 중점 분야 중 하나로 “개인금융·비이자 부문과 자회사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통한 균형성장”을 꼽으며 비이자이익 개선 의지를 드러낸 바다. 이와 함께 중기금융 확대 등 국책은행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기업은행의 특색을 살린 경쟁력 강화, 경영환경변화 추세에 발맞춘 비대면·디지털화 영업 전략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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