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강화·IRA 폐기…“‘트럼프 시즌2’ 대비해야” 목소리
‘아메리카 퍼스트’ 재차 강조…대미 수출 어려워질 듯
주요 정책 예측 불가능성이 한국 경제 불확실성 확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재계가 이억만리 미국 땅에서 펼쳐지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81·Joe Biden)과 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77·Donald J. Trump)의 ‘리턴매치’(Return Match)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은 물론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줄 백악관 주인이 누가 될지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첫 프라이머리(primary·예비선거)에서 무난히 승리를 장식하며 각 당내에서 대통령 후보의 입지를 굳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의 개막을 알리는 미국 공화당의 첫 번째 경선에서  절반 이상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1라운드가 열린 지난 15일 미국 중북부 아이오와주(州) 코커스(caucuses·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5.0%로 1위, 론 디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 주지사가 21.2%로 2위, 니키 헤일리(Niki Haley) 전 주(駐)유엔 대사가 19.6%로 3위를 기록했다. 2~3위 후보들의 합친 득표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쟁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24일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에서 진행된 두 번째 경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두면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개표가 83%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4.4%를 득표해 43.7% 득표에 그친 헤일리 전 유엔주재 대사를 큰 표차로 누르며 독주를 이어가게 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 역사상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연이어 승리한 후보는 예외없이 최종 후보가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도 24일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승리하면서 재선 도전의 첫 발을 내디뎠다. 특히 투표용지에 이름도 인쇄되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이 압승을 거두며 가장 유력한 당내 후보입을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최종후보가 돼 올해 11월 대선 리턴매치가 조기에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 대선은 4년 전과 똑같은 인물들이 대권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4년 전과 다른 점은 공수가 바뀐 재대결이라는 점이다.

이미 공화당과 민주당은 사실상 본선 대결구도로 전환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특별한 변화 없이 한·미 관계는 지난해 4월 양국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한·미·일 협력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트럼프의 재집권이다. 이미 각국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이 현실화할 경우 닥칠 국제 질서의 변화에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어젠다’(Agenda)로 추구하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방위비에 대한 언급을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이뤄진다면 한반도의 방위비 분담 압박과 주둔군 재배치 등 양국간 현안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바이든 정권을 모든 정책을 뒤집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트럼프는 ‘아젠다 47’(‘47’은 제47대 대통령 선거를 의미)이라는 예비 공약을 발표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폐기와 관세 강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산업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마다 대미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산업 발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중국과 각을 세운 바가 있어 재집권을 하게 되면 또 다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이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재집권 이후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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