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 4대 기업 수출 호조 기반 지난해 실적 성장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49.14% 증가한 1조2608억원 추정…수출 효자 ‘우뚝’
넉넉한 수주잔고·추가 수주 바탕으로 올해 성장세 지속될 듯…잭팟 기대

경상남도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KF-21 보라매’ 1호기가 활주로에 올라선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경상남도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KF-21 보라매’ 1호기가 활주로에 올라선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한국의 방산(방위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K-방산’ 점유율 순위가 9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 각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중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방산업계 ‘빅4사(社)’는 수출 성과에 힘입어 호실적이 전망된다.

2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Consensus·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국내 4대 방산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8조307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14조7106억원)에 비해 24.45% 증가한 것이다.

4대 방산기업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8454억원)보다 49.14% 늘어난 1조2608억원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은 8조7260억원, 영업이익은 6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43%, 74.8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실외 전시장 주요장비 구역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실외 전시장 주요장비 구역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KAI는 3조7184억원의 매출과 23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3.42%, 62.73% 증가한 실적이다.

현대로템은 매출 3조4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8.5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785억원으로 21.0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의 매출은 2조4299억원, 영업이익은 1923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9.42%, 7.34%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세운 ‘K-방산’이 전년 대비 20% 넘게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50% 가까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K-방산의 성장에는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출국 증가가 한몫했다. 지난해 수출액만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폴란드나 천궁-II를 도입한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비롯해 필리핀과 베트남, 호주, 이집트와 콜롬비아, 페루까지 수출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 무기가 수출된 국가들은 15개국에 달한다. 현재 방산업체들이 중동, 호주 등 다양한 국가와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수출 성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한화그룹 통합 부스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한화그룹 통합 부스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2010~2020년 한국 방산업계의 연평균 수출 규모는 30억달러(4조185억원)에 그쳤지만 2021년 70억달러(9조3765억원), 2022년 170억달러(22조7715억원)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어 ‘2023 세계 100대 방산 기업’ 자료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해 26위, LIG넥스원은 52위, KAI는 56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방산 수출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국제 정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K-방산은 성능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가성비를 따지는 글로벌 국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국방비 총액은 약 2조2400억달러(3000조4800억원)로 높아지는 만큼 K-방산이 수출 효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폴란드 정부는 2022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 등 국내 방산업체들과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의 무기를 구매하는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폴란드가 각 기업과 1차 구매 계약을 맺고, K-9 자주포 등 지상 무기를 시작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폴란드 무기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LIG넥스원 부스에서 대드론 통합체계를 살펴보는 참관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LIG넥스원 부스에서 대드론 통합체계를 살펴보는 참관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올해도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2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투가 발생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인 후티(Houthis) 반군이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지를 표명하며 국제 해상 운송의 요충지인 홍해에서 무력 시위를 벌이는 등 무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넉넉한 수주잔고와 추가 수주가 이어지면서 K-방산의 가파른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폴란드 2차 계약이 남아있는 데다 중동, 유럽, 아시아 등 해외에서 대규모 수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경우, 국방예산 증액에 주력하며 국내 방산 품목 수입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이 세계 방산 시장에서 점차 주요국이 돼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K-방산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납기 경쟁력'을 들 수 있고 실전 배치돼 우리 군이 사용 중이어서 수출 요청이 들어오면 기존 생산 시설을 활용해 납기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주문이나 원하는 옵션대로 제작 가능한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A/S 역시 K-방산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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