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지난해 매출 263조원 넘겨…영업이익도 27조원 돌파
국내 자동차 부품사, 매출서 현대차그룹 비중 최소 50% 이상
현대모비스·HL만도, 두 자릿수 성장률 전망…영업이익률은 ‘글쎄’

기아 오토랜드 광명 1공장 EV9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 오토랜드 광명 1공장 EV9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와 HL만도의 성적표도 덩달아 주목된다. 두 회사의 실적은 사업 특성상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적과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2조6417억원, 15조4381억원으로 전망된다. 기아도 같은 기간 매출 100조7569억원과 11조985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합산 실적은 매출 263조3986억원, 영업이익 27조4232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기아는 최대 매출을 달성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지난 2022년(17조529억원)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우는 동시에 ‘연간 영업이익 20조 시대’까지 열게 된다.

차량 판매 역시 껑충 뛰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 76만2077대, 해외에 345만4603대 등 전 세계에서 차량 421만668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직전 연도보다 6.9% 상승한 수치다. 기아는 2014년 기록한 연간 최대 판매 실적(303만8552대)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국내 56만3660대, 해외 251만6383대, 특수차량 5728대 등 308만5771대를 팔아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 두 회사의 합산 실적은 730만2451대로 전년보다 6.7% 증가한 판매고를 올리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기아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HL만도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매출에서 현대차·기아 등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 50% 이상이다. 결국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판매량이 늘어야 이곳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 실적도 호조를 띠는 셈이다.

먼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3대 핵심 모듈인 샤시 모듈, 칵핏 모듈, 프론트엔드 모듈을 조립·생산해 현대차·기아 등에 공급하고 있다. 제동·조향·에어백·램프 및 전장·전동화 부품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의 매출에서 현대차·기아 및 종속회사의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8.6%로 나타났다.

HL만도는 매출에서 현대차·기아 등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모비스보다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다. 다만 현대차·기아를 필두로 한 현대차그룹이 최대 고객사인 것은 마찬가지다. HL만도의 주요 제품은 차량 제동·현가·조향장치 등으로 매출에서 현대차·기아 등의 비중은 2022년 기준 약 48%다.

매출 측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러한 결과는 현대모비스와 HL만도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컨센서스 역시 두 회사가 2022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59조9841억원, 영업이익 2조44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직전 연도보다 각각 15.6%, 20.5% 증가한 수치다. HL만도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4367억원, 31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28.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현대차·기아의 실적이 부품사들 매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실적과 차량 판매 증대가 부품사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매출은 오를 수 있다”며 “다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다른 문제로 판매 단가와 환율 같은 외부요인 때문에 완성차 업체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