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주담대 대환대출 시행 첫날 갈아타기 수요 몰려
7개 플랫폼 및 16개 금융사 앱 통한 비교, 경쟁 치열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가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로 확대됐다. 사진=연합뉴스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가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로 확대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플랫폼서비스(주담대 갈아타기)가 시행되면서 연 3%대 금리 상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전세자금대출로도 서비스가 확대되는 만큼 1000조원대 자금시장의 대규모 이동이 예상된다. 무한경쟁의 문이 열린 것이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대출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가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7개 대출 비교 플랫폼 및 16개 금융사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대출을 확인하고 제휴 금융사 상품과 비교 후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기존에는 주담대 대환대출을 위해 대출자가 직접 은행마다 방문해 조건을 비교하고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 기존 금융회사와 이용하려는 신규 금융회사 간 정보 교환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에 소비자는 대출 비교 플랫폼 앱에서 5분여 정도면 가장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추천받을 수 있고, 자동 진행에 따른 서류도 온라인 제출이 가능해졌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곳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뱅크샐러드·핀크·에이피더핀 등 7개 핀테크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을 비롯해 기업·SC제일·대구·부산 ·광주·전북·경남·제주·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15개 은행과 삼성생명 등 총 16개 금융사는 자체 앱에서 다른 금융사의 기존 대출을 조회하고 해당 금융사의 대출상품으로 대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비스 첫날인 이날 주요 핀테크 플랫폼 접속자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대출 수요 급증에 따른 접속 지연 현상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사전 현장점검 및 핀테크업체의 대비 덕분으로 분석된다.

그간 고금리 행진이 이어졌던 만큼 주담대 이용 차주들의 관심이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9일 오후 2시쯤 한도가 소진돼 신청 접수를 중단했을 정도다. 카카오뱅크의 전월 일평균 건수와 비교해 2배 이상 몰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금액이 크고 대출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낮은 금리로 갈아탈 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실제 첫날부터 제2금융권에서 연 8.6% 금리로 주담대를 이용하다 연 3.8% 금리로 갈아탔다거나 2억5000만원을 6.6% 금리로 이용하다 연 3.6%금리로 갈아타 연간 550만원 정도의 이자비용을 아꼈다는 등 사례들이 이어졌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찾으려는 주담대 대환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플랫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고객 유치

이에 대출 잔액만 10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주담대 시장을 향한 금융사 및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핀테크업체들의 경쟁은 이미 치열해진 상황이다. 특히 핀테크업체들은 각각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섰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업계 내에서 가장 많은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출발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5개사를 비롯해 부산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 3개사,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교보생명·한화생명 등 2곳의 보험사까지 11개사가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었다. 이에 더해 시스템 개발 중인 금융사까지 제휴사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는 것이 카카오페이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는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사용자가 직접 부동산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관련 부동산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해 소요시간을 줄였고 카카오페이 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에 진입 시 마이데이터를 통해 현재 보유 중인 대출 상품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도 갈아타기를 원하는 상품을 선택한 후 대화하듯 정보를 입력하면 갈아타기가 가능한 대출상품 목록과 금리, 한도조건, 대환대출 시 금리인하율 및 절약가능한 원리금 상환금액 등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카카오페이가 가장 많은 금융사와 제휴했다면 네이버페이는 업계 중 가장 많은 시중은행과 손잡고 출발선에 섰다. 네이버페이와 제휴한 시중은행은 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SC제일은행 등 6개사다. 광주은행, 부산은행, 케이뱅크 등 1금융권 총 9개사와 교보생명까지 10개 금융사도 함께다.

네이버페이는 사용자들이 각 조건에 따라 쉽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페이는 주담대 비교 서비스를 기존 아파트 주담대를 더 낮은 금리로 대환할 수 있는 ‘갈아타기’ 서비스와 아파트 및 오피스텔 신규 주담대 비교가 가능한 ‘새로받기’로 나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비교 가능한 다양한 상품들 중 주택구입형태나 생활자금, 전세보증금 반환 등 각자의 목적에 따른 가장 좋은 조건의 상품을 한층 쉽게 선별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네이버페이 부동산’과 연계해 대환대출 수요자가 해당 서비스에 등록된 ‘우리집 서비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했다. 조회만 해도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이벤트도 함께 시행한다.

토스의 경우 대부분 업체가 2개 대출을 하나의 대출로 바꾸는 통합 대환을 실시하는 것과 달리 하나의 담보물에 2개 대출이 있을 시 높은 금리 대출만 별도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차별점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다. 토스는 신한·하나·IBK기업은행 및 부산은행·케이뱅크·교보생명 등 다른 핀테크 업체보다는 비교적 적은 6개 금융사와 제휴 중이지만 다음달 추가 제휴를 통해 10개 이상 금융사와 함께 대환대출 서비스를 하게 된다.

은행들도 첫날부터 저금리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대환대출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주담대 갈아타기 이벤트를 통해 선착순 500명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 범위 내에서 첫달 이자금액을 마이신한포인트로 지원한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최저 연 3%대로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등 금리 할인 혜택을 내세웠다. 다른 은행들 역시 대환대출 고객에 추가 금리 인하를 제공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환대출 인프라 운영시스템인 경기도 성남시 금융결제원 분당센터 통합관제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환대출 인프라 운영시스템인 경기도 성남시 금융결제원 분당센터 통합관제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환대출 이용자들, 아는 만큼 손해 덜 본다

오는 31일, 전세자금대출로도 서비스가 확대되는 만큼 대환대출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자들은 무턱대고 낮은 금리에 대환대출을 하기보다는 중도상환수수료, 증액 여부 등 다양한 점들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신이 보유중인 상품이 대환대출 인프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적용대상은 시세가 10억원 이하인 아파트 주담대로 일반주택은 제외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을 담보로 한 보증부 전세자금대출도 갈아탈 수 있지만 이 중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잔금대출, 중도금 집단대출, 지자체 협약대출 등은 대환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대출이 연체 상태이거나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여도 갈아타기를 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조건 약정으로 주담대를 받은 이들의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신규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는 처분 기한 연장 꼼수를 우려한 조치다. 기존 주택 처분조건 약정을 이행하지 않은 차주가 대환대출을 했을 시 처분기한은 대환을 통한 신규대출 체결일부터로 변경되기 때문에 처분 기한이 연장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환대출금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대환을 위한 신규대출은 불가하다. DSR규제비율은 은행 40%, 2금융권 50%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 경우 기존 부채의 일부를 먼저 상환해 현재 규제비율을 준수하게 됐다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31일부터 대환대출 서비스가 실시되는 전세자금대출은 DSR규제에서 제외되고 있어 이를 상회하는 차주도 대환대출로 전세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특히 중도상환수수료 등 비용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자칫 대환대출 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대환대출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상회할 수 있기 때문. 대환 시 발생하게 되는 중도상환수수료는 신용대출 및 전세대출 0.6~0.7%, 주담대는 1.2~1.4%다. 이와 함께 과거에 비해 대출 금리가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 등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대환대출서비스는 그간 대출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가장 유리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주효하다는 점에서 자신의 대출 상품 및 다양한 여건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대환 시 한도와 만기가 증가할 경우 도리어 차주가 부담하는 총 원리금 상환액은 증가할 가능성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와 더불어 대환대출 시 대출금 규모도 따져봐야 한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이용해 대환할 경우 새로운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대출 3억원 중 1억원을 상환한 대출을 대환할 경우 한도는 잔액인 2억원이다. 단 금융위는 전세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보증금이 증액되는 경우에는 보증금 증가분만큼 한도 증액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환대출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한 방법들도 있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가입 시 대환대출자들이 더 손쉽게 상품비교를 하고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안내하고 있다.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마이데이터를 가입하는 경우에만 기존에 받은 대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택구입 계약서, 등기필증(주택담보대출), 전세 임대차계약서(전세대출) 등 제출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두면 해당 서류를 직접 활영해 비대면 제출이 가능하다. 소득 증빙을 위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사업자등록증,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는 금융회사가 직접 확인하기에 별도 제출할 필요는 없다.

신용점수에 민감한 이들이라면 대환대출 시 신용점수 영향이 걱정일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대환신청이 여러 번일 수 있고, 대출심사결과가 부결일 수 있는데 이 경우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금융위는 “부정한 목적이 아닌 통상적 범위 내에서라면 두 번 이상의 대환 신청과 금융회사의 대출 심사결과 부결 등이 있더라도 CB사 신용점수와 금융회사의 자체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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