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삼성SDI·SK온, 영업이익 2조원 실현 여부·흑자 전환 주목
녹록지 않은 올해 상황…최윤호 삼성SDI 사장 “전기차 캐즘(Chasm) 영역 진입”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SDI와 SK온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SDI와 SK온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사진=각 사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영업이익 ‘2조 클럽’에 입성한 가운데, 삼성SDI와 SK온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눈길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8%, 영업이익은 78.2%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실적은 북미 지역 신증설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덕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선 점이 눈길을 끈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 2조 클럽에 입성한 것은 약 3년 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12월 출범해 이듬해 영업이익 768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조2137억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 입성한 후 지난해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성적은 전 분기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14억원, 338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7%, 53.7% 하락했다. 이는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와 중대형 전지의 수요 둔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통형은 주요 고객사가 재고 소진에 집중해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중대형 전지는 유럽의 가동률 부진과 전반적인 ASP(평균판매단가)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됐으나 북미 GM의 판매 확대와 AMPC 인식의 성장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배터리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도 관심사다. 먼저 삼성SDI는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2조원에 얼마만큼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SDI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조3216억원으로 직전 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2조 클럽 입성은 올해 도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은 4997억원으로 2022년과 비슷한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출범 후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게 이유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적자 6338억원에 달하는 만큼, 흑자 전환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증권사들이 발행한 리포트들에 따르면, SK온의 흑자 전환은 같은해 4분기 또는 올해 1분기로 분석했다.

삼성SDI와 SK온이 좋은 성적표를 거머쥔다 해도 올해 시장이 문제다. 성장 가도를 달리며 끝없이 치솟던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이 30% 정도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감소한 20% 전후로 내다봤다. 2022년 성장률이 6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증가세가 크게 꺾인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업체 수장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를 이끄는 최윤호 사장이 대표적이다.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영역에 진입했다고 내다봤다. 캐즘은 시장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를 의미한다.

최 사장은 “올해는 전기차 캐즘(Chasm) 영역 진입과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일시적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는 만큼, 사업 전 부문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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