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몸값 벨리곰 아성 도전...매출·인지도 ‘일거약득’
20조원 시장 롯데칠성음료·오뚜기·현대백화점 등 진출

사진=롯데홈쇼핑
사진=롯데홈쇼핑

[뉴스워치= 정호 기자] 고유한 캐릭터를 내세운 유통기업들의 캐릭터 ‘팬덤 경쟁’이 올해 한층 격화될 조짐이다. 편의점·주류업계 등 다양한 업계에서 캐릭터를 꾸준히 선보이는 가운데 벨리곰을 비롯해 흰디, 엘로우즈, 새로구미 등이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캐릭터들의 경쟁은 최근 GS25의 사막여우 캐릭터 무무씨까지 더해지며 한층 첨예화되는 모습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에서 제작한 벨리곰은 자체 캐릭터 IP로 성공을 거둔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벨리곰은 분홍색 곰을 모티브 삼아 2018년 사내공모전을 통해 제작됐다. 지금도 캐릭터상품·이모티콘 등으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며 2년 동안 거둔 매출만 200억원을 넘어섰다.

벨리곰이 유명해진 계기는 지난 2022년 4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에 아파트 4층 높이인 15m 크기의 대형 전시물로 제작되면서부터다. 당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리오프닝’ 시점에서 외부 나들이가 늘어나며 대형 벨리곰이 설치된 롯데월드타워는 사진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현재에 이르러 유튜브와 틱톡을 통해 유입된 고정 팬층은 160만명까지 늘었다. 여느 아이돌 팬클럼 못지 않은 수치다.

특히 공식 유튜브 채널의 해외 시청자 비중이 40%를 차지하는 만큼 국내 외에서 캐릭터가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캐릭터 가치만 하더라도 10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시장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만 ‘2018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캐릭터산업 매출액은 2015년 10조807억원, 2016년 11조662억원, 2017년 11조9223억원, 2018년 12조2070억원 순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되고 캐릭터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 커진만큼 20조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에 주력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고객과 공감대다. 기업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캐릭터의 외견에 덧입혀 고객과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1년간 실물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때 캐릭터의 인지도 24.9%보다 캐릭터의 디자인 51.3%로 주된 구매 고려 사항으로 나타났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홍보 모델로 역할도 겸하는 셈이다. 벨리곰의 주요 매출에서도 이점이 잘 드러난다. 광고 모델 등 캐릭터 사용료만 150억원으로 키링, 머그컵, 인형 등 굿즈 판매 수익 50억원을 상회한다. 지금도 롯데칠성음료 ‘새로구미’, 현대백화점 ‘흰디’, 오뚜기 ‘옐로우즈’ 등 이 각각의 매력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사진=GS25
사진=GS25

캐릭터 마케팅은 지난해부터 ‘팝업스토어’의 형태로 주로 나타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유동인구가 많은 공간에 캐릭터를 알릴 수 있는 공간에 배치하며 효과적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의 캐릭터 마케팅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에 팝업스토어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수동 ‘새로구미 팝업스토어’, 신촌 ‘옐로우즈 미니 팝업’ 등이 마련돼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는 16일까지 운영 소식을 전한 성수동 ‘무무씨 팝업스토어’도 같은 의도로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무무씨는 인스타그램 2만2000팔로워를 기록한 GS25 고유의 캐릭터 IP다. 박준형 GS25 마케팅팀장은 “대형 유통 포맷 위주로 최근 바람이 불고 있는 캐릭터 IP 영역에 편의점 GS25가 차별화된 캐릭터 콘셉트로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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