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쉽·혁신 매장 시스템 기반 마련...향후 과제는 시너지 향상

이마트 연수점 정문. 사진=정호 기자
이마트 연수점 정문. 사진=정호 기자

[뉴스워치= 정호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 경험을 거듭 강조했다. 정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사항은 ‘ONE MORE STEP’이다. 고객이 느끼는 클릭 한 번의 번거로움을 줄이는 편의성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밝힌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착’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정 부회장이 2020년부터 강조한 사항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 ‘이마트’를 비롯해 SSM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이마트24’을 한채양 대표 체제로 한데 묶었다. 서비스 또한 멤버쉽 서비스 ‘신세계 유니버스’를 론칭하고 ‘이마트 연수점’을 미래형 혁신 매장으로 재단장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업군의 통합은 독립된 소비재 채널을 한 군데로 묶어 협력을 통한 이익 증대화를 꾀하기 위한 발판이다. 앞서 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고물가와 온라인몰과 경쟁 등으로 실적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  신세계그룹 또한 백화점, 마트, 패션 등 주요 부문의 실적 악화에 계열사 대표이사 40%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마트는 고객의 발길을 모을 수 있는 발전상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해 이마트의 매장 영업 전략은 물적, 인적 자원을 집중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험형 컨텐츠를 대폭 강화하는 등 고객 중심으로 공간과 상품을 재구성한 ‘넥스트 이마트’로 나아가는 것이다. 기존 강점인 그로서리 경우 매장 크기를 키우고 상품 가짓수를 늘리고 고객이 매장 내부를 체험하며 쉬어갈 수 있도록 입점 업체와 맛집 수를 늘릴 예정이다. 올해는 5개 이상 최소 신규 점포 부지를 확보해 빠른 시간 내 출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계열사 통합 추구하는 까닭

이마트 연수점 내부 스마트팜.사진=정호 기자
이마트 연수점 내부 스마트팜.사진=정호 기자

정 부회장은 “자사 이기주의와 불필요한 업무 중복 등이 대표적인 ‘ONE LESS CLICK’의 대상”이라며 “고객 가치 실현과 신세계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겨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업군 통합을 통해 목표를 재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의 신년사는 계열사 간의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존 신세계그룹의 ‘통폐합’ 정책과 부합한다.

지난해 11월 정 부회장은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그룹 차원의 고강도 경영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그룹의 안정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 경영전략실의 조직 운영과 의사 결정은 가장 합리적이고 명확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각 계열사에 내재된 잠재적 위험 요소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기업 중심에서 관리하는 위치로 계열사들이 발견하지 못한 위기에 대비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며 안정적 성장을 도우라는 지시다. 그룹사 전체의 통폐합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위험 요소를 전면 차단하라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이마트는 멤버쉽 서비스 ‘신세계 유니버스’를 마련하며 전반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최대 특징은 6개 계열사의 서비스 혜택을 늘리며 각각 가입비 3만원만큼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계열사에 상관없이 멤버쉽에 가입하면 3만원의 포인트를 환급받을 수 있다. 고객은 이를 통해 쇼핑 외에도 커피를 사 마시거나 배달앱에 추가 할인 혜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고객체험을 극대화한다는 점은 월계점·연수점·킨텍스점 등 미래형 매장을 통해 드러난다. 특히 지난해 3월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은 이후 4월 전년 대비 매출이 18% 상승했다. 테넌트(70%) 비중이 이마트(30%)보다 높으며 참치회 해체쇼와 스마트팜·치킨 로봇 등을 도입하며 신기술과 볼거리를 더한 매장이다. 전 점포 가운데 매출 1위를 달성한 만큼 올해 개점하는 점포 구성에 영향을 크게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 부회장의  ‘ONE MORE STEP’은 이미 마련된 시스템을 고객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불편함을 줄여야한다는 뜻으로 정리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은 고객을 즐겁게 할 만한 콘텐츠를 추가하고 마트 밖에서 커피를 사 마시거나 햄버거를 할인받는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며 “계열사는 협력을 통해 고객이 얻어가는 혜택을 높이기 위한 과도기에 놓인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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