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1965년 출생 베이비부머 세대 모바일 금융거래 활발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사진=보고서 캡처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사진=보고서 캡처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최근 금융업권의 모바일 채널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 금융 이용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한민국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특징을 폭넓게 분석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금융업권, 상품, 채널‧서비스 등 금융소비자가 경험하는 다양한 특징과 시장의 역동성을 추적하고자 지난해부터 정기 발간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금융소비자가 은행과 관계를 형성하고 확대하는 거래여정 과정에서의 특징을 분석했다.

우선 금융업권의 세대별 거래율을 살펴보면 시중은행은 이미 100%에 가까운 소비자가 거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용률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과 핀·빅테크기관 거래율은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46~1965년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터넷전문은행 거래율(66%)은 지난해보다 11%p가량 늘었고, 핀·빅테크 거래율(88%)도 8%p 증가해 타 세대보다 상승폭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 이용도 80%를 넘을 정도로 활성화되면서 타 세대와의 차이를 좁혔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모바일금융 거래가 증가한 것은 계좌조회‧이체 등 기본 서비스 이용이 더 활발해진 데다 부가서비스 이용 및 이벤트 참여도 많아졌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여기에 소비지출 관리, 자산관리 성향 진단 등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관심이 커진 중요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Z세대에서는 환전, 신용조회 등 단발성 서비스 이용이 활발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는 이들과 차이를 보였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크고 금융거래의 로열티가 높은 집단이다. 이들이 자산관리에 관심을 갖고 모바일 활용이 커졌다는 것은 시장 내 상당한 파급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졌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캡처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캡처

신규 은행 이용자도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4명이 새로운 은행과 거래를 시작했다. 그 중 30% 이상은 모바일 채널의 편리성 때문에 은행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해당 은행과 거래를 확대해 나갈 의향은 16%에 그쳤고, 41%는 유지할 의사를 보였다.

이렇듯 신규 후 거래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관계 강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은 모바일 채널의 편리성이 꼽혔다.

금융소비자는 거래하고 있는 평균 5개 은행 중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주거래은행 한 곳에 금융자산의 53%를 예치해뒀다. 얼마나 오래 거래하는지와 모바일 채널을 통해 자주 거래하는지가 주거래은행을 인식하는 주된 요인이었으며, 특히 올해에는 모바일을 통한 자산통합관리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10명 중 1명이 최근 1년 내 주거래은행을 변경했는데 변경 계기 또한 모바일 채널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거래를 시작하고 주거래은행이 되기까지 확대거나, 반대로 이탈을 유발하는 관계의 중심에 모바일 채널이 있었다.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영업점 이용은 하락하고(-6%p) 모바일뱅킹은 증가(+6%p)하는 모습도 금융환경의 모바일 전환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였다.

금융소비자는 평균적으로 거래하는 은행 5곳 중 4곳의 앱을 설치해 모바일로 거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앱은 금융 업무(조회·이체·상품가입 등) 이용에 집중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조회·이체 외에도 이벤트 참여, 부가서비스, 타 계좌 통합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돼 더 자주 활용됐다.

뱅킹 앱 이용자 10명 중 9.7명은 이용 중인 뱅킹 앱에 '보통 이상 만족'한다고 평가해 불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별 차이도 크지 않아 앱 서비스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 균질화 된 것으로 이해됐다. 또 뱅킹 앱 평가 시 이용절차, 속도, 보안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이벤트와 프로모션의 영향력은 높아져 모바일 내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의 민감도가 확인됐다.

뱅킹 앱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자산관리 경험 역시 80% 이상으로 보편화됐으나, 마이데이터서비스 이용률은 20% 수준으로 답보 상태였다. 금융소비자가 경험한 디지털 자산관리는 카드실적 조회·분석, 앱테크, 예·적금 관리 등이었지만 기대하는 자산관리는 자산증식을 위한 맞춤 가이드 즉, 투자상품 추천, 절세, 포트폴리오 관리, 목표자금 마련 관리 등이었다.

따라서 향후 금융소비자가 기대하는 디지털 자산관리의 핵심 역할과 실제 경험이 일치하고 그 경험이 누적될 때 긍정적인 인식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 여력은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월 가구 소득 중 소비, 대출상환 등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큰 소비자는 28%를 차지했다. 지난해(25%)보다 소폭 증가해 가계 재정에 청신호를 나타낸 듯 했지만 소득의 1/3이 채 남지 않아 저축여력이 낮은 소비자(35%) 또한 지난해보다 같은 비중으로 증가해 가계 재정의 양극화를 보였다.

대출을 보유한 경우 중도상환 노력이 컸고, 빚투·영끌의 자산 증식보다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의향(36%)이 1.3배 이상 높았다. 금융소비자의 51%는 향후 1년 내 가계재정이 지난 1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부정적 예상(43%)에서 크게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는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년 내 금융상품 가입 의향은 기존 거래자에서 더 적극적이었고, 원금보장의 저위험 투자를 추구하는 비율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1년 투자·신탁상품 가입 의향은 39%로 지난해보다 12%p 높아져 투자심리의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품 운용 시 6개월 이하 단기, 10만원 미만 소액·자투리 투자가 인기였던 것에 비해 향후 1년은 36개월 장기운용 의향이 상승했고, 적립액 또한 30만원 이상으로 증액할 의향을 보였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언급된 초단기 투자, 가상자산의 인기는 잦아든 반면, 본인의 지식·경험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향이 높아지는 등 금융소비자는 환경 변화에 민첩히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에서 나타난 금융소비자 모습은 조용히 기본으로 돌아가 전진한다는 의미의 'Quiet GBTB'(Go Back To Basic)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의 변화는 모바일 채널이 확산되면서 더 빨라지고 있고, 지난 한 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로의 전환은 이제 거의 완성단계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향후 소비자가 원하는 금융(자산관리)의 본질‧가치가 모바일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체감되는지에 따라 변화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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