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장세 지지부진…글로벌 고금리 추세 속 조달비용 증가 영향
자산건전성 확보 외 현지 시장 환경·불확실성 존재 여부 등 감안할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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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박현 기자] 주요 카드사마다 국내 업황 부진 만회와 신규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사업에 공을 들였지만,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한 모습이다. 다만 일정부분 유의미한 성과도 있는 만큼, 새해에는 회사별로 고금리 기조 변동 여부, 현지 시장 상황, 기타 제반 여건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며 해당 사업 전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롯데·우리·BC 등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5개 카드사의 지난해 1~3분기 해외사업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 줄어든 259억4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는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3.5% 늘어난 151억2900만원을 기록한 반면 국민카드는 61억4700만원으로 50.8% 감소를 나타냈다. 하지만 양사 모두 3분기 사업 부진 여파가 누적 순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비해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BC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사업에서 다소간 성장을 이뤄냈지만, 카드업계 전체로 볼 때 3사 실적을 모두 더해도 비중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글로벌 고금리 추세 아래 카드사마다 불어난 조달비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아시아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를 주력 사업으로 펼쳐온 해외법인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더불어 일부 해외법인은 현지 정정불안까지 겹치며 사업 전반에 고충을 겪고 있다.

다만 카드사별로 그동안 해외법인을 운영하며 축적한 결실이 지난해 구체화되자 새해에는 이를 새로운 도약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먼저 신한카드는 자사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를 통해 제휴를 맺은 현지 자동차 딜러사 아스터로부터 지난달 투자금 310억원을 유치했다. 이는 현지 진출 9년 만에 이룬 성과로, 신한파이낸스는 향후 자기자본 약 620억원을 갖춘 JV(Joint Venture)사로 거듭남은 물론 현지 소매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리테일 전문 금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018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2020년 인도네시아, 2021년 태국 등에 연이어 진출하며 해외사업을 확대해온 국민카드는 지난해 6월말 기준 해외법인 영업 총자산 1조5409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현지에서 꾸준히 영업활동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카드 관계자는 “해외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실적 하락을 겪었지만, 중장기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BC카드는 지난해 7월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 산하기관인 NIPC와 ‘우즈베키스탄 금융선진화를 위한 결제 인프라 구축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BC카드의 중앙아시아 진출은 같은해 1월 몽골, 5월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이처럼 새해에는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는 카드사마다 비용 절감, 연체율 관리 등 자산건전성 확보 외에도 현지 시장 환경과 불확실성 존재 여부 등을 함께 감안하며 해당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이 데이터사업과 함께 미래 성장을 위해 유망한 만큼, 올해도 카드사별로 비중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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