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와 손잡고 네트워크 장비 포장재 변경
지난해 택배 상자·쇼핑백 등 친환경 소재 적용…IDC 전력 사용량 ‘감축’ 노력
매년 증가하는 간접 온실가스 해결이 관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올해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소비자 제품에 이어 올해 네트워크 장비 포장재까지 친환경 소재로 바꾸며 환경 경영에 힘을 주고 있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장비에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한다. 통신장비 제조사와 협력해 그동안 주로 사용하던 폴리에틸렌 폼(PE Foam) 등 석유화학제품을 종이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LG유플러스는 중계기 등 무선전송망 장비 포장에 종이로 만든 완충재와 끈을 사용할 계획이다. 종이 완충재는 100% 재활용할 수 있다. 완충재는 장비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부피로 제작해 자원 절약에도 장점이 있다.

집안에 설치하는 광모뎀(ONT) 경우 종이에 출력한 제품설명서를 없앴다. 대신 기기 겉면에 QR코드를 붙여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영상으로 사용 방법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친환경 포장재 도입으로 연간 줄일 수 있는 탄소 배출량을 약 11톤으로 보고 있다. 이는 소나무 1700여그루를 새로 심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가 환경 경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부터 휴대폰 택배 상자와 매장 쇼핑백, U+tv 셋톱박스와 와이파이(WiFi) 공유기 등 홈 상품 패키지를 친환경 소재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설치기사가 방문해 설치하거나 고객들이 구입하는 제품의 포장을 종이로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U+tv 리모컨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재활용 리모컨 제작을 위해 같은 그룹사인 LG화학과 손을 잡았다. U+tv 리모컨은 주로 모니터, 프린터, 셋톱박스 등 중소형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연간 플라스틱과 탄소 배출 감축 규모는 각각 11톤, 3300㎏으로 소나무 5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새로 도입한 네트워크 장비의 친환경 포장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새로 도입한 네트워크 장비의 친환경 포장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탄소 저감 활동은 포장재 변경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에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강화해 친환경 운영에 힘을 줬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평촌2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는 막대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데이터센터는 147개소다. 2029년에는 이보다 약 5배 증가한 732개소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전력 소비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1762MW(메가와트)에서 4만9397MW로 28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평촌2센터에 막대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적극 도입해 눈길을 끈다. 사무동 냉난방은 지열을 활용했으며 태양광 설비와 연료전지로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 외부온도가 24도 이하일 경우 바깥 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센터보다 냉방 에너지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도록 했다. 6.9m에 달하는 높은 층고와 벽체 단열성능을 높여 에너지 효율도 잡았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약 10만명이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전력인 121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5만5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제도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 등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였다. 이와 달리 전기·열 등의 사용에 따른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Scope 2)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탄소 등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1.4% 감소했지만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3.9% 증가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다른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Scope 2·3은 네트워크 장비나 IDC 구축을 더 많이 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비와 에너지, 냉각 방식 등의 효율화로 증가세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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