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맥주 더하면 4만원, 가성비 치킨 사러 편의점으로 발길 
치킨값·배달료 인상 ‘치킨 전쟁’ 편의점 참전으로 더 치열해져

GS25는 대표 치킨 상품인 ‘쏜살치킨’을 리뉴얼 출시했다. 사진=GS25
GS25는 대표 치킨 상품인 ‘쏜살치킨’을 리뉴얼 출시했다. 사진=GS25

[뉴스워치= 정호 기자] “치킨과 맥주 모두 비싸져 퇴근 후 즐기던 ‘치맥’을 먹으려 해도 4만원을 금방 넘긴다. 다른 건 다 오르는데 내 월급만 그대로라서 이제 치맥마저도 사치가 됐다. 다행히 요즘 편의점에서 만원 한 장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치킨이 출시돼 그나마 부담이 덜한 편이다.”

30대 직장인 K씨의 말이다. 치킨 가격과 배달료까지 더한 ‘3만원 치킨 시대’에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발길이 몰리고 있다. ‘치킨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치킨 가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즉석식품에 힘을 주던 편의점에서 가성비 치킨으로 소비 심리를 겨냥하고 있다.

BHC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치킨 가격을 평균 12.4% 인상한다. 대표 메뉴인 뿌링클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 후라이드 치킨은 1만7000원에서 2만원까지 인상된다. 2년 만에 이뤄진 가격 인상이며 인건비와 임대료 인상에 따른 가맹 점주의 수익 보전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BHC의 가격 인상 결정으로 BBQ와 교촌치킨을 포함한 빅3의 기본 메뉴 후라이드 치킨값이 2만원까지 치솟았다. 다른 치킨 메뉴를 주문하고 배달료까지 합하면 3만원 가까이 든다.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사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다른 치킨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치킨·배달료 인상 등으로 대형마트에서 치킨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마리 당 1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품절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출시 7개월만에 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1년간 400만 마리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서울 인구 5명 중 2명이 당당치킨을 먹은 셈이다.

에어프라이어 보급률도 마트치킨의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이 2020년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성인의 약 65.4%가 에어프라이어를 보유하고 있었다. 에어프라이어를 통해 음식을 데우면 기름이 필요 없고 치킨의 바삭함이 잘 살아난다는 이유에서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수 있는 냉동치킨의 판매량도 높아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고메 소바바치킨’이 출시 6개월만에 매출 300억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오뚜기의 ‘오즈키친 크리스피 치킨’ 제품은 반년 간 판매량이 지난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마트·냉동치킨 경쟁은 편의점이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GS25는 대표 치킨 상품인 ‘쏜살치킨’을 리뉴얼 출시하며 가격을 1만1900원으로 1000원 가량 낮췄다. 쏜살치킨은 출시 이후 매출이 5배 가량 높아졌다. 기존 원재료를 닭가슴살에서 다리살로 바꾸고 치킨무, 소스 등을 동봉했다. 오는 31일까지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구매할 시 배달·픽업 비용을 4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연말을 맞아 즉석치킨 5종 할인전을 마련했다. 현재 30% 할인 중이며 미니스톱의 즉석식품 노하우를 치킨에 적용해 품질력을 높였다. 후라이드 한 마리를 9000원에 구매 가능하며 후라이드 봉과 버팔로 윙도 할인한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즉석치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한편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생생치킨’, 롯데마트는 한 마리 반 분량의 ‘큰치킨’, 홈플러스는 ‘당당 두 마리옛날통닭’을 판매 중이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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