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R&D에 1조7874조원 집행…투자 기조 유지 시 올해 2조3860억원 전망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배터리 3사’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투자·개발 심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올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2조3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올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2조3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각 사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전기차 수요 부진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그동안 집중해 온 삼원계(NCM) 배터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기술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1조7874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SDI가 8364억원을 집행해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규모가 컸다. 뒤를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7304억원을, SK온이 2207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올해 연구개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연구개발 규모는 2조1870억원이었으며 이 중 27.4%에 해당하는 5986억원을 4분기에 집행했다. 이러한 투자 기조가 유지된다면 배터리 3사의 올해 연구개발비는 2조3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9.1% 상승한 수준이다.

배터리 3사가 연구개발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배터리 기술이 아직 완숙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의 종류인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리튬금속(리튬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4가지를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발화 가능성이 작아 안전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충전 시간도 짧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튬금속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에서 음극을 흑연으로 대체해 부피를 줄이고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리튬황 배터리의 경우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 사진=SK이노베이션
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 사진=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026년 고분자 전고체 배터리를 시작으로 2027년 리튬황 배터리, 2029년과 2030년에는 리튬금속 배터리와 황화물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KAIST와 리튬금속 배터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리튬금속의 한계로 지적됐던 음극 표면에 발생하는 덴드라이트와 액체 전해액에 의한 부식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 부식 반응을 차단했다. 이를 통해 리튬메탈 배터리의 충·방전 효율을 높이고 1회 충전에 900㎞ 주행이 가능하도록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수원 연구소 내 약 6500㎡(약 20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준공했다. 삼성SDI는 여기서 생산된 시제품을 고객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전고체 전지 사업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해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해당 팀은 중대형전지사업부 직속 조직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꾸려졌다. 삼성SDI는 전고체 전지를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미래 핵심 제품으로 보고 있으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2026년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를 한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 인프라도 강화한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총 47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연구원 시설을 확장하고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및 글로벌 품질관리센터(G-VC)를 신설할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는 내년 완공 예정이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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