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누적 판매량 55만9361대…올해 60만대 넘길 듯
정몽구 명예회장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현지 특화 차량 선봬
정의선 회장 현지 맞춤형 전략 지속…전동화 체제 전환 전략적 요충지 강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등극한 인도에서 ‘호실적’을 기록할지 이목이 쏠린다. 현지 생산을 통해 인도에서 판매한 차량만 올해 6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모두 눈여겨봤던 시장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인도를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 삼을 정도로 현지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승용차 시장 규모는 380만대로 현대차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차량(394만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차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인도에서 60만대라는 판매고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 법인(HMIL)이 올해 11월까지 내수와 수출로 판매한 차량은 총 70만9336대다. 이중 인도 내수 판매량은 55만9361대로 지난해 55만2511대보다 약 6800대를 더 판매했다. 12월 판매량 집계를 앞둔 상황에서 올해는 60만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평균 판매량이 5만851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확연히 높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예전부터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특화된 전략 차종을 앞세웠다. 인도·러시아·중국 등 개발도상국 전용으로 개발한 소형 SUV ‘크레타(Creta)’와 인도·동남아시아를 겨냥한 경형 해치백 ‘그랜드 i10 니오스(Grand i10 NIOS)’ 같은 차종을 꼽을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인도 시장에 특화된 경형 SUV 엑스터(Exter)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해당 차량은 지난달까지 3만9000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타룬 가르그(Tarun Garg) 현대차 인도 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판매 실적과 관련해 “SUV 라인업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SUV에 추가된 엑스터는 10만건 예약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4년 9월 인도공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4년 9월 인도공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의 인도 시장 공략은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직접 방문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1998년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인도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현지화된 차량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특히 정 명예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은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며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이 바라보는 인도 시장 역시 정몽구 명예회장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현지 특화 모델에 더해 전동화 체제 전환의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이틀간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차 인도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점검하는 한편,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생산능력도 확대했다. 현대차는 인도공장에 도장라인 신설과 추가 설비 투자를 통해 기존 77만대에서 82만4000대로 생산능력을 높여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지 맞춤형 전략도 이어간다. 현대차는 엑스터를 비롯해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를 지속해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향후 인도 자동차 시장이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2030년 승용차 시장 규모인 500만대 중 SUV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기차가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보다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지에 맞는 차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인도에 진출한 이후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단, 전기차는 인도에서 조금 이른 감이 있다. 현지화된 소형이나 엔트리 모델을 공략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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