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출고가 낮아졌지만 소비자 체감 힘들어…식당 “인건비·재료값 인상에 가격 조정 어렵다”

마트에서 판매 중인 소주. 사진=정호 기자
마트에서 판매 중인 소주. 사진=정호 기자

[뉴스워치= 정호 기자] 주류회사들이 차례로 소주 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불만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연말·연초 모임이 많은 가운데 술값을 체감할 수 있는 식당에서 주류 가격을 낮출지 의문이라는 점에서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내년으로 예정된 출고가 인하 시기를 앞당겼다. 앞서 정부는 국산 증류주를 대상으로 기준판매비율을 22%로 결정한 데 따라 내년 소주 가격이 약 10%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판매비율은 일종의 할인율 개념으로 배율이 커질수록 세액이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정부가 과세표준을 낮춘 데 따라 하이트진로는 지난 22일 소주 제품인 참이슬·진로의 출고가를 1247원에서 10.6% 조절해 1115원으로 출고한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도 27일부터 처음처럼 4.5%, 새로 2.7% 출고가를 내린다.

주류회사들이 출고 가격을 낮추자 대형마트·편의점 등은 가격 인하에 발 빠르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가격을 낮추는 시기를 협의하는 중이며 빠르면 다음 주 중에 출고가만큼 인하 가격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소주 가격이 내려가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30대 유모씨는 “편의점·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소주보다 식당에서 소주값을 단 1원이라도 내려야 체감을 할 것 같다”며 “나중에는 콜키지 비용이라는 이유를 대면서까지 식당은 가격을 안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비록 소주 출고가가 내려갔지만 원재료·인건비 등의 증가 영향으로 5000~6000원 수준으로 고정해둔 주류 가격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요식업 관계자는 “채소만 하더라도 파 가격이 하루 아침에 5000원까지 뛰는 상황에서 소주 가격을 내리는 결단은 어렵다”고 밝혔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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