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통한 유보금 사용 우려’ 공식 입장 공개…“인수 뒤 팬오션·HMM 합병 없을 것”

하림그룹 CI. 사진=하림그룹
하림그룹 CI. 사진=하림그룹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팬오션)은 26일 HMM의 유보금(현금)은 해운산업과 HMM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배당을 통해 유보금을 사용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공개했다. 하림그룹은 “HMM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현재 진행 중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게 그룹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HMM을 인수하더라도 1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또 “선대 규모나 경쟁력에서 HMM을 훨씬 앞서는 글로벌 1, 2위 해운사인 MSC,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훨씬 많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해운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특히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는 HMM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기본적으로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팬오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 이후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과 HMM의 M&A나 사업구조를 조정할 것이라는 일부의 추측도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확보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하게 밝힘으로써 일부에서 제기하는 합병 및 구조조정 시나리오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하림그룹은 “사료 닭고기 등 동일업종에서 경쟁을 벌이다 M&A를 통해 계열사가 된 회사들도 기존의 회사명이나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며 오히려 더 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독립 경영을 통한 시장경쟁’의 경영원칙이 팬오션과 HMM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림그룹은 ”영구채 전환 유예를 통해 추가 배당을 받을 의도는 전혀 없다“며 수정의견 제안(마크업)은 협상과정에서 충분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M&A의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예비입찰단계에서부터 오버행(overhang·잠재적 과잉물량 주식) 이슈를 해소함으로써 이해관계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일정기간 영구채 전환에 관한 의견을 제시(마크업)했다고 전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사실처럼 유포되고 있어 비밀유지계약의 범위 내에서 사실관계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이라며 “해운산업의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HMM이 국적선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의 HMM 관련 입장문

HMM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의혹이나 부당한 추측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주요 내용에 대해 팬오션(하림그룹)-JKL파트너스의 입장을 밝힙니다.

1. HMM의 유보금(현금)은 HMM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HMM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현재 진행형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게 하림그룹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MSC와 MAERSK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해운 불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비해 선대 규모 및 보유 현금이 월등히 적은 HMM은 불황에 대비하며 경쟁력을 키우는데 보유 현금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HMM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하림그룹은 과거 팬오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M&A 이후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전례가 있습니다.

2. 팬오션과 HMM의 합병이나 사업구조의 인위적인 조정은 없을 것입니다.
본계약이 체결되기도 전에 일부에서 합병이나 구조조정과 같은 섣부른 추측을 하고 있으나 하림그룹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림그룹은 기본적으로 계열사간의 독립 경영과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경영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을 통해 하림그룹의 계열사가 된 많은 회사들이 사료부문(천하제일사료·선진·팜스코), 닭고기 부문(하림·올품·한강식품), 돼지고기 부문(선진포크·하이포크)에서 이전 회사명,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며 선의의 시장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본계약이 성사되고 경영권을 인수받게 된다면 팬오션과 HMM도 동일한 경영원칙 아래 각 사의 전통과 기업문화가 잘 존중되고 유지되도록 할 것입니다.

3. 영구채 전환 유예를 통해 추가 배당금을 받을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팬오션(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오버행(Overhang) 이슈 해소를 통한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 영구채 전환 유예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마크업)했으며 이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입니다.
하림그룹은 HMM 경영권 인수와 관련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다양한 의견을 주시는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미 밝힌 바 있듯이 성실한 협상을 통해 절차를 잘 마무리하게 되면 HMM을 자랑스럽고 자부심 느낄 수 있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해운 강국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앞장 서 노력하겠습니다.

2023. 12. 26  
팬오션(하림그룹)-JKL파트너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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