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콘솔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엔씨, 글로벌 유저 ‘입맛’ 사로잡는다

쓰론 앤 리버티. 사진=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 사진=엔씨소프트

[뉴스워치= 정호 기자] 탈(脫)리니지와 해외시장 공략 두 마리 토끼를 노린 ‘쓰론 앤 리버티(TL)’가 기대치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되려 담금질의 속도를 높인다. TL은 출시일을 뒤로 미루고 BM(비즈니스 모델)을 포함한 게임성을 전면 다듬었지만 냉담한 시장 평가와 주가 하락 등 악재를 맞닥뜨렸다. 엔씨소프트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최적화 문제를 바로잡고 라이브 방송을 예고하는 등 심폐소생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TL이 해외 시장 개척을 천명한 타이틀인 만큼 글로벌 서비스를 내다보고 주춧돌을 다시 세워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TL의 매출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TL은 주간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2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태다. TL은 현재 매출보다는 리니지에 매몰된 엔씨소프트의 이미지 쇄신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게임 완성도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L은 앞서 메모리 누수 이슈가 생기자 발 빠른 패치로 문제점을 해소했다. 또 게임 이용자층과 소통 확대를 위해 주요 개발진이 참여한 라이브 방송을 마련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TL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도전작으로 향후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국내 서비스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TL 개발을 총괄하는 안종옥 PD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향한 MMORPG라는 명제에서 시작했다”며 “국내 출시 버전에 대한 국내외 이용자의 피드백을 추가 반영해 내년에 아마존 게임즈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TL은 태생부터 PC와 콘솔 모두를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전 세계 콘솔 게임 매출이 557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6.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미와 유럽은 콘솔 게임 점유율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서구권 유저의 ‘입맛’에 맞춘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결국 콘솔로 플랫폼 확장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TL은 PC에 매몰되지 않는 게임 환경을 위해 기존 게임과는 다른 시스템을 추가했다. 자동 이동과 자동 사냥 등 기능을 제거한 게 대표적이다. 대신 한 번 이동한 마을에는 순간 이동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험을 즐거는 다른 콘솔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형태다.

TL이 해외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BM도 수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리니지’라는 IP에 매몰된 엔씨소프트의 약점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매무새를 다듬은 TL은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과금 부담이 덜한 BM 마련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고민 끝에 TL이 구축한 과금 모델은 ▲패스형 상품 ▲외형 스킨 상품 ▲아미토이·야성변신 ▲거래소 등 4종으로 구성됐다.

패스형 상품은 성장에 따라 보상이 지급되는 ‘성장 패스’와 4주 단위로 미션을 클리어하는 ‘배틀패스’로 구성됐다. 코스튬과 성장 재료를 지급하는 구조이며 과금에 따른 성장 격차는 무과금 유저와 차이가 크지 않다. 외형과 게임 내 재화를 재분배하는 다른 과금 모델을 두고 리니지와 다른 탈BM 확립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TL은 전투와 조작 면에서도 수차례 문제를 개선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TL은 날씨와 지형지물에 따른 전투 상황의 변화와 몬스터·퀘스트 변화를 주된 장점으로 내세웠다. 향후 풀어야할 과제로 콘솔만큼의 타격감과 유저 편의성이 남은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TL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으로 관측됐다. 레딧을 비롯해 해외 유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게임 월드 곳곳을 탐험하거나 서브 퀘스트로 미니 게임을 즐기는 등 개성있는 플레이가 마음에 든다” “남미에 출시되면 많은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것이다” 등 호평이 올라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평가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TL을 해외 유저의 ‘입맛’에 맞는 게임으로 완성할 수 있을 지가 향후 업데이트의 주요 방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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