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억원 들여 가져온 파페치, 운영 시스템·물류 혁신 더해 경쟁력↑

[뉴스워치= 정호 기자] 쿠팡이 세계 최대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며 백화점과 경쟁을 예고했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그린옥스 캐피탈과 합작펀드를 통해 5억달러(한화 약 6500억원)를 인수 비용으로 사용했다. 쿠팡이 명품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 7월 명품 뷰티 브랜드 전용 ‘로켓럭셔리’를 론칭하면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2007년 영국에서 출범한 파페치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 400여개가 입점해 있다.쿠팡 INC는 “최고의 온라인 럭셔리 기업인 파페치홀딩스 인수를 결정했다”며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결합해 전세계 고객과 부티크·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쿠팡의 이번 인수를 두고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무리한 선택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페치는 명품 시장의 호황기였던 2021년 초기 시가 총액이 약 230억달러(한화 약 30조)로 추산됐지만 최근 2년새 2억5000만 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주요 원인으로는 글로벌 소비 위축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뒤 8800억원의 이탈리아 패션 업체를 무리해 인수한 점이 실책으로 꼽힌다.

국내 명품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이며 앞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 발생한 ‘가품 논란’에 대한 후유증이 아직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쿠팡은 파페치로 신뢰성·서비스 부문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점이다. 쿠팡이 가져갈 수 있는 경쟁력은 빠른 배송과 반품 서비스를 활용해 구매자의 소비 만족 서비스로 직결하는 것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직매입을 활용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유통망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과는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쿠팡이 파페치를 통해 낼 수 있는 시너지로 정리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인기 명품 같은 경우는 온라인에서 풀리는 경우가 적다”며 “인기 제품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수혜 효과가 향후 쿠팡의 명품 시장 안착에 주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직 뚜렷한 전망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쿠팡이 부도 위기까지 몰린 명품 의류 플랫폼을 인수한 데에는 한 가지 계산이 나온다. 쿠팡 입장에서는 공산품 분야와 달리 기존 약점으로 꼽혔던 의류·잡화 부문 하이엔드 브랜드를 채워갈 수 있다. 시기적으로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국외 소비자를 겨냥한 수출망도 확보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파페치는 앞서 유럽 전역에 넓은 명품 유통망을 확보한 만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다른 라인업 또한 갖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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