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기준일 12월말에서 주총일 3월말 전후로 변경 예정
금융위원회·법무부 공동 발표 ‘배당절차 개선방안’ 영향
배당액 확인 후 투자 가능…변경 정보 몰랐던 투자자 불만

4대 금융지주가 금융당국 개선안에 따라 배당기준일을 내년 1분기 중 이사회 결정을 통해 결정한다.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가 금융당국 개선안에 따라 배당기준일을 내년 1분기 중 이사회 결정을 통해 결정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금융업계 배당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금융당국의 배당제도 개선안에 따라 매해 연말이던 배당기준일이 내년 3월 전후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찬바람 불면 배당주'라던 증시 격언은 유명무실해졌고, 이에 따른 장단점도 확연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최근 결산 배당기준일을 기존 결산기말이 아닌 내년 1분기 중 이사회 결정을 통해 결정하기로 하고 변경 내용을 공시하고 나섰다. 4대 금융 중 KB·신한·우리금융 등 3개사는 2월 중 배당기준일을 공시할 계획이며, 하나금융은 이보다 빠른 1월 하순 이후 배당기준일을 공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앞서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정관개정을 한 바다.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배당기준일이 정해지고 배당기준일 2주 전 공고를 하는 방식이다. 공고 후 배당금액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배당금도 모른 채 투자하는 방식에서 '선배당 후투자' 방식으로 개선된 것이다. 우리금융과 KB금융의 경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배당정책 변경을 미리 알리기도 했다.

금융권의 배당기준일 변경은 올해 초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에 따른 것이다. 이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배당절차 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상장회사 표준정관'을 개정했고 법무부 유권해석을 근거로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결정하는 주주를 정하는 날과 배당기준일을 다르게 정할 수 있게 됐다. 즉, 투자자가 배당액이 얼마인지를 본 후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배당액을 확인하고 투자 할 수 있도록 '배당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금융주가 저평가 돼 있는 상황임에도 각종 금융정책과 규제 등 영향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액을 먼저 확인할 시 배당투자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기업 경영성 제고와 더불어 상장사 전반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금융지주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경우 두 번 배당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금융지주는 2월 말~3월 말 두 번의 배당기준일(2월 말~3월 중순 2023년 4분기 결산배당, 3월말 2024년 1분기 분기배당)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기간 동안 40여일 가량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자는 두 번의 배당을 받을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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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배당주의 계절'인 11~12월 배당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에게선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 공시가 12월 중순에야 나오면서 배당기준일 변경을 미리 알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내년 초까지 투자금을 묶어둬야 할 상황이다.

배당금을 미리 확인하고 기업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안내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경우 이를 미리 알 수 있는 경로가 없었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현황 안내 및 개별 기업들의 배당기준일 변경 공시가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 탓에 연말 배당투자에 나선 적지 않은 주주들이 자금운용 계획을 변경해야 할 상황이다. 투자자들에게 사전 안내 및 준비 시간을 충분히 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기주주총회일을 감안하면 3월 배당기준일을 공시할 시 배당기준일은 4월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투자업계는 금융지주 배당수익률에 대해 제각각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하나금융을 제외하고는 배당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5.7%, 신한금융은 5.9%에서 5.7%, 우리금융은 9.8%에서 8.1%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하나금융은 지난해 8.0%에서 8.3%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NH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이 결산배당 및 분기배당을 더해 6.4%의 배당수익률을 낼 것으로 봤고 하나금융 5.6%, KB금융 3.9%, 신한지주 2.7% 순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도 개선 및 변경으로 인해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내년 정기주총 전후로 분기배당, 기말배당을 위한 두 차례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데 2~3월 최대 6%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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