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기업 500여곳 참가 예정…삼성·LG ‘AI’, SK ‘탄소중립’, 현대차 ‘PBV솔루션’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기조연설 예정…최태원·정의선 회장 등 총수 참석 가능성 거론
다양한 산업·첨단 기술 교류…신기술·신사업 전략 제시 등 차세대 혁신 기술 공개

CES 홈페이지 메인화면 모습. 캡처=최양수 기자
CES 홈페이지 메인화면 모습. 캡처=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내년 1월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4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의 개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재계에서는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주관으로 개최되는 CES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모바일전시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유럽 최대 국제 가전박람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독일 베를린)’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힌다.

매해 1월 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에 걸쳐 진행되는 전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해 혁신적인 신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신사업 전략을 제시하는 미래형 박람회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브리핑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브리핑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에 열리는 ‘CES 2024’에 참여하는 국가는 현재까지 150개 이상이며 전시업체는 3500개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인 284개 회사가 이름을 올렸고 인터브랜드 선정 100대 기업 중에서도 85개 기업이 참여한다. CTA는 ‘CES 2024’ 예상 참관객이 13만명을 웃돌고 스타트업 참여 수도 10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모든 산업을 포괄한다는 의미를 담은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으로 최근 전자와 IT산업을 넘어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및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차세대 이동통신,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헬스케어 등 전 산업군을 아우르는 행사로 확장되고 있는 CES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HD현대, 두산그룹 등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500여 개 기업이 총출동해 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행사 때마다 한국의 차세대 혁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몰렸던 만큼 ‘CES 2024’에서도 한국의 혁신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각광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CES 2024’ 프레스 콘퍼런스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CES 2024’ 프레스 콘퍼런스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가전업계 빅2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24’ 주제에 걸맞게 AI를 주요 테마로 한 가전 생태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시회가 개막하기 전 별도로 자체 행사를 열고 자사의 사업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CES 2024’ 개막 하루 전인 1월 8일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를 주제로 AI 전략을 발표한다.

LG전자도 같은 날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월드 프리미어’를 개최하고 여러 사업 영역에서 AI와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이게 될 탁월한 고객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말 LG전자는 LG 월드 프리미어 개최를 알리는 초청장을 공개한 바 있다. 이 행사는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는 의미의 ‘Reinvent your future’를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24’에서 AI를 비롯해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경쟁하게 된다. 양사 모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 디지털 콕핏 사업을 전장 분야 주요 사업으로 선보이는 중이다.

‘CES 2024’ SK그룹관 조감도. 사진=SK그룹
‘CES 2024’ SK그룹관 조감도. 사진=SK그룹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7개 계열사가 ‘CES 2024’에 참가해 ‘행복’(Inspire Happiness)을 주제로 한 전시관을 공동 운영한다고 밝혔다.

SK는 맑은 공기, 쾌적한 주거환경 등 기후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미래형 기차와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AI 기술로 운세도 볼 수 있는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관 규모는 1850㎡(약 560평)로 올해 1월에 참가한 ‘CES 2023’ 대비 627㎡(약 190평) 확대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2·2023년과 마찬가지로 SK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중심 주제로 SK가 보유한 기술과 추진 중인 사업을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로 꾸며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SK는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High Bandwidth Memory)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배터리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UAM) ▲첨단소재 ▲플라스틱 리사이클링(Plastic Recycling) ▲수소(H₂)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 ▲이산화탄소(CO₂) 포집·활용·저장(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등 각 멤버사의 탄소감축 기술과 사업들을 개별 전시하지 않고 그룹화해 관람객들이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아의 ‘CES 2024’ 티저 이미지. 사진=기아
기아의 ‘CES 2024’ 티저 이미지. 사진=기아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CES 2024’에 각각 단독 부스를 구성하고 회사의 미래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CES ‘단골 고객’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휘 아래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으며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에 전시관을 준비한 기아는 CES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고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를 주제로 지속 가능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 솔루션의 미래 비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차량을 넘어선 플랫폼’이라는 의미의 PBV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모빌리티를 새로운 비즈니스와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는 가치로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외에 한국경제인협회와 코트라(KOTRA) 등 단체도 별도의 사절단과 전시관을 만든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HD현대

4대 그룹에서 참석을 공식화한 재계 총수는 아직 없다. 먼저 상무 시절부터 2013년까지 7년 연속 CES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참석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회장이 ‘CES 2024’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첫 참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참석 가능성은 비교적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 회장은 SK의 다양한 탄소감축 기술·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과 함께 참석 가능성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재계 총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한차례도 CES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발로 뛰며 ‘미래 준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참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격년 단위로 CES에 참가하고 있는 두산그룹에서는 박정원 회장이 4년 만에 현장을 둘러보고 신사업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CES 2024’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기업인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CES 2024’에서 기조연설(Keynote)을 맡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 비전을 발표한다. 국내 기업에서 CES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것은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세 번째이고 비(非) 가전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정 부회장이 공개할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말한다. HD현대는 이번 CES에서 퓨처 사이트, 트윈 사이트, 제로 사이트 등 3가지 테마로 전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CES 2024‘에는 새로운 기술과 사업 육성 전략을 한발 빠르게 배우기 위한 많은 기업인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계 총수들의 행사 참석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신사업 구상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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