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고령층 판매액 6조원대…90대 이상만도 90억8000만원어치 판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60대 이상 고령층에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잔액이 개인 전체 판매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60대 이상 고령층에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잔액이 개인 전체 판매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은행들이 90대 이상 초고령층에게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잔액이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은 다시금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실적에서 이들 은행이 60대 이상 고령층에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편입 주가연계신탁(ELT)·주가연계펀드(ELF) 잔액이 총 6조4539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과 법인을 더한 전체 판매 잔액인 14조6482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44.1% 규모다. 개인이 가진 잔액만 따지면 60대 이상 비중이 47.5%까지 늘어난다.

특히 90세가 넘는 초고령층 고객에게 판매한 관련 ELT·ELF 잔액도 90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74억1000만원으로 거의 대다수를 차지했고, 농협은행 9억3000만원, 국민은행 6억6000만원, 신한은행 8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관련 잔액이 없었다. 

은행들이 초고령 투자자에게까지 초고위험·고난도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다시 불거진 상황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투자자의 경험·재산 상태 등과 비교했을 때 투자하려는 상품과의 적합성을 판단하고 부적합시 권유해선 안되는 '적합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금융당국도 고령층 비중을 고려해 홍콩H지수 ELS 상품 판매시 100% 이해시키지 않고 판매한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고위험·고난도 상품을 다른 곳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도 과연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풀어볼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검사에 조기 착수할 가능성도 크다.  금감원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분쟁조정 민원에서 확인된 판매사별 위법혐의를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서 현장검사도 조기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주까지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잔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마치고 현재 결과를 검토 중에 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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