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차 매출액·생산능력 성장…적자는 여전
흑자전환·EBITDA 등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목표 공언
모회사 SK이노베이션 “SK온 올해 4분기 흑자전환 목표”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전경. 사진=SK온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전경. 사진=SK온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SK온이 올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동안 반복된 실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 시절부터 물적분할 이후까지 여러 번 다양한 목표를 공언했지만 달성에는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출범 3년 차를 맞은 SK온은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매출액과 생산능력 같은 외형 성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과시했다. 성장의 단적인 예는 매출 규모다. SK온이 출범 후 처음으로 받아 든 2021년 4분기 매출액은 1조665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 규모를 늘려 올해 1분기에는 3배 넘게 성장한 3조원대를 돌파했다.

올해와 지난해 누적 매출액을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SK온의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0조1741억원으로 직전 연도 4조7421억원보다 5조원 넘게 몸집이 커졌다.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을 뿐 아니라 2022년 한 해 벌어들인 매출보다 2조50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생산능력도 성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SK온의 글로벌 생산능력(CAPA)은 출범 당시 40기가와트시(GWh)에 불과했다. 하지만 출범 3년 차에는 생산능력이 2배 넘게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SK온은 한국·유럽·미국·중국 등지에 89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내년 1분기와 2분기에 가동 예정인 생산공장까지 합하면 생산능력은 152GWh에 달한다.

다만 질적 성장 측면에서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출범 후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를 단 한 번도 내지 못했다. SK온은 2021년 4분기 3098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3분기 86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적자는 9912억원이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적자 6338억원을 기록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SK온의 적자 탈출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온의 흑자전환 시기를 올해 4분기로 점쳤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과 판매가 지속 증가하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반영 효과가 근거로 제시된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1kWh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배터리 모듈까지 생산하면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추가 제공한다. SK온은 올해 2분기부터 AMPC 효과를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1315억원에서 3분기 861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공언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각도 있다. SK온의 흑자전환 목표 시점은 이미 미뤄진 사례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시 자사의 배터리 사업 부문이었던 SK온의 흑자전환 시점을 2020년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20년 배터리 사업 부문은 흑자전환은커녕 42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또 다른 예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듬해 배터리 사업부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 EBITDA는 24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이듬해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 전환을 목표로 삼았지만 2022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점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같은 해 2분기에는 다시 목표를 유지하겠다며 번복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올해 4분기 SK온의 흑자전환 성공 여부도 의견이 분분하다. 3분기 실적 이후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를 살펴보면 대신증권은 SK온이 4분기 1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 12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38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SK온 관계자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 흑자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 있기 때문에 밝힌 것”이라며 “1~3분기 실적 추이를 보면 적자 폭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AMPC를 본격적으로 회계에 반영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