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연임…우수한 경영실적 배경
지난해 영업이익 역대 최대 1조8080억원 달성…2조 클럽 진입 가능성 보여
올해 4분기 영업이익 5300억원 예상…내년 2조 클럽 가입에 무게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최윤호 삼성SDI 대표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연임 이유 중 하나로 우수한 경영실적이 꼽히는 만큼,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서 그의 경영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7조1435억원, 영업이익 1조32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1%, 0.3% 늘어난 수치다. 최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6.1%, 64.8%로 성장하며 외형과 내실 모두를 챙겼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최 대표가 부임 후 첫 번째로 받아 든 성적표인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띈다. 삼성SDI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올려 직전 연도보다 70%가량 규모를 키웠다. 2021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최초 돌파 1년 만에 ‘영업이익 2조 클럽’ 가입까지 노리는 상황을 연출한 인사가 최 대표다.

이러한 경영실적은 타사 배터리 업체들과 다른 경영방침 덕분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과 달리 삼성SDI는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꾀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9%를 기록하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거머쥐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지난해 실적발표와 관련 “모든 사업부가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2023년) 준비한 전략을 차질 없이 실행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가 지난 8월 개최된 ‘테크&커리어 포럼’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가 지난 8월 개최된 ‘테크&커리어 포럼’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올해 4분기 실적에 시선이 쏠린다. 최 대표가 호실적 랠리를 넘어 영업이익 2조 클럽 합류를 현실화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관과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와 직전 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908억원, 4502억원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 전지는 P5(5세대 각형 배터리)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ESS 전지는 신규 제품 확장 판매에 따라 전력용 및 UPS(무정전전원장치)용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차세대 제품인 P6(6세대 각형 배터리)는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전고체 전지는 고객들에게 본격적으로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형 전지는 전방 수요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나 전기차와 E-bike 등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원형 전지 확대 판매를 추진하고 동서남아 지역의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46파이 원형 전지 또한 고객들에게 샘플 공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 2조원 진입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을 53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이 경우 올해 영업이익은 약 1조85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12일 삼성SDI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232억원에서 4481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추정치는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한 수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에 비해 전동공구용 원형 전지가 고객사 재고 부담으로 인해 더욱 부진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주도 트렌드 속에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 신제품 효과가 미흡한 것 같다”며 “자동차 전지 경쟁사들에 비해 가동률 및 수익성 면에서 여전히 양호하지만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이후 북미 시장 수요가 일부 둔화되는 조짐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업이익 2조원 클럽 진입은 내년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전동공구용 소형전지와 전자재료의 부진으로 인해 전사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내년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2조53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46파이 원형 전지, LFP ESS, NMx 자동차 전지, 북미 합작 공장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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