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활성화,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악조건 속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 통해 내실 다지기

전자랜드의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e커머스 못지 않은 추가 할인과 포인트 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전자랜드
전자랜드의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e커머스 못지 않은 추가 할인과 포인트 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전자랜드

[뉴스워치= 정호 기자] 전자랜드가 가전 시장 불황에 매장 감축 등을 통한 재무 개선에 나서고 있다. 내적으로는 유료회원제 멤버십 서비스를 다듬고 있으며 로봇체험관을 비롯한 고객 경험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전 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을 내다보며 심기일전 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시장은 고물가 상황에서 중국을 통한 해외 직구 증가와 분양 전망 지수 하락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혼수 수요 등이 줄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감소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타개책이 시급하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가중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써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앞서 매출은 2017년 8504억원에서 2021년 8783억원으로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가전 시장 규모가 2021년 38조2080억원에서 지난해 35조8073억원으로 내려 앉았으면서 전자랜드도 그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7030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한편 영업적자 폭도 18억원에서 109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 상황은 아직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고객들은 중국을 통한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1년 206만명, 2022년 298만명, 올해 613만명으로 이용자가 치솟았다. e커머스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고품질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는 문화가 확산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전자랜드의 적자 폭을 키운 요인 중 하나다. 혼수와 리모델링 등을 진행할 때 구매하는 가전제품 또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2021년 101만5171건에서 지난해 50만8790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만 따졌을 때는 2021년 78만2213건에서 지난해 29만8599건으로 급갑한 상황이다.

종합하면 e커머스의 성장세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전자랜드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정리된다. 전자랜드는 지난 7월 운영사 SYS리테일의 심형영 전자랜드 유통사업부 상품팀 상무를 새로운 대표로 내정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심 대표는 1994년 평사원으로 시작해 주요 보직을 거친, 회사 사정에 정통한 ‘상품 전문가’로 알려졌다.

우선 심 대표 지휘 아래 전자랜드는 알짜매장을 중심으로 점포 정리에 나섰다. 올해만 149개 점포 중 실적이 부진한 곳을 중심으로 폐업과 통폐합을 거쳐 102개로 추려냈다. 동시에 높은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용산 본사를 부천으로 이전할 것을 검토했지만 내부 반발로 백지화된 상태다.

유료멤버십 서비스에도 힘을 키우고 있다. 온라인으로 유입된 가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e커머스 못지 않은 추가 할인과 포인트 혜택을 더해 충성 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유료멤버십 연회비는 스탠더드 3만원, 프리미엄 5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회원제 가입 시 500가지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지난 5월 가전양판점 최초로 유료회원제를 내놓은 이후 6개월 만에 17개의 랜드500 매장을 선보이며 시장 안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체험 극대화 또한 전자랜드가 구상하는 발전상이다. 인천시 연수구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송도점 지하 1층에 지난 11월 9일까지 운영했던 로봇 체험 전시장이 좋은 예다. 제품 판매보다 다양한 로봇들로 흥미를 이끌어 전자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연계하는 게 목표였다. 5일간 400여명이 새롭게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