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률·성과급 놓고 진통…투표 조합원 96.1% 쟁의행위 찬성
노조 “연말 교섭 결렬 시 경영진 퇴진운동”…파업 가능성은 낮아

KB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KB손해보험

[뉴스워치= 박현 기자] KB손해보험 노사가 연말이 가깝도록 올해 임단협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해를 넘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노조는 올해 타결이 안 될 경우 경영진 퇴진운동 등 쟁의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갈등이 어떤 형태로 확대될 것인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B손보 노사는 오는 8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2~3차례 임단협 대표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임금인상을 비롯한 양측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노사 양측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두 달여간 총 13차례 임단협을 벌였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바 있다. 해당 기간에 노조는 임금 7.2%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15% 성과급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2.5% 임금인상안 제시 외에 성과급에 대해서는 명확한 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노조는 8월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9일과 14일 두 차례 조정회의가 결렬되자 9월 4일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쟁의행위 모바일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 조합원 약 2400명 가운데 2128명이 참여해 96.1% 찬성으로 가결, 추후 향방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이처럼 노사 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양측은 지난달 14일 협상을 재개했지만,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사측이 임금인상률을 기존 2.5%에서 3.0%로 높인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당초 요구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사는 오는 8일까지 2~3차례 임단협 대표교섭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어느 한 쪽의 대폭적인 양보가 수반되지 않는 한 연내 타결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노조는 이번 협상마저 성과가 없을 경우, 전면적인 경영진 퇴진운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서울 본사를 포함해 대전, 광주 등에서 조합원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상근직과 노조분회장을 중심으로 쟁의행위를 더욱 폭넓은 방식으로 다양화할 뜻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손해보험지부 관계자는 “조합원 대다수가 쟁의행위 투표애 참여해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것은 그만큼 요구사항이 절실하다는 의미”라며 “협상에 임하는 회사 측의 성의 있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임단협이 결렬된다 하더라도 총파업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 설립 이래 지금까지 파업에 둘입한 적이 없었으며, 특히 지난 2015년 LIG그룹이 회사를 KB금융지주에 매각했을 당시에도 노조가 크게 반발했지만, 파업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던 사실에 근거를 둔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 간 임단협이 해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면서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결국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타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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