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국내 판매 수소차 4227대…친환경차 중 0.9% 불과
수소차 수출 271대 그쳐…전년比 23.7% 감소
내수·수출 역성장 원인…현대차 ‘소극적 보급 전략’ 및 경쟁국 ‘자국 산업 ‘보호주의’

현대자동차 넥쏘(NEXO).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넥쏘(NEXO). 사진=현대자동차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올해 국내 수소차 판매량이 1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역시 20% 넘게 급감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우리 자동차산업을 평가하고 내년도 산업 여건을 전망한 ‘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친환경차는 누적 기준 44만8000대가 판매되며 전체 내수 시장의 30.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를 두 달 남겨놓은 상황에서 지난해 44만8934대와 비슷한 판매를 기록했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와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히는 수소차는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1~10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차는 4227대로 전체 친환경차 수요의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0.5% 급락해 역성장을 보였다. 2017년부터 5년간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1만328대로 1만대를 넘긴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하반기 월별 판매도 전년보다 대폭 축소됐다. 전년 대비 월별 판매 증감률을 살펴보면 7월 27.8% 감소를 시작으로 8월 64.4%, 9월 74.8%, 10월 74.2% 등으로 각각 감소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KAMA는 충전소 부족 등 사회적 저변 확대 부족과 모델 노후화 등으로 소비자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10월 수출된 수소차는 271대로 전년 대비 23.7% 감소했다. 전체 친환경차 수출의 0.05%에 불과한 수준이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도 역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의 총 판매량은 1만129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349대와 비교하면 21.3% 급락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넥쏘(NEXO)와 일렉시티(ELEC CITY)를 4320대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38.3%를 차지했지만 전체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올해 넥쏘의 판매량 부진이 이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 8547대보다 49.5% 급감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판매 부진 이유 중 하나로 현대차의 소극적인 보급 전략을 꼽는다. 현재 수소차 모델인 넥쏘의 스택 내구성 때문에 보급에 힘을 실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넥쏘의 무상보증기간은 10년 16만㎞인데, 현대차 입장에선 스택 고장이나 출력 저하에 따른 교체 비용을 잠재적인 부담으로 여겨 적극적인 판매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스택은 3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아직 수소차를 양산하지 못한 일부 국가들의 보호주의 정책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차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보급에 힘을 실을 경우 자국 자동차 업체가 아닌 한국의 현대차, 일본의 도요타만 혜택를 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수 시장에서 50%나 판매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 문제에 있다. 넥쏘의 경우 16만~20만㎞를 타면 스택을 교환해야 한다”며 “길게는 10년, 짧게는 4~5년 후 스택 고장으로 출력이 떨어지면 교체해 줘야 하므로 현대차 입장에선 수소차를 팔면 팔수록 경제적 부담이 생겨 보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수출의 경우 많은 나라가 자동차 분야에서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수소차의 경우 양산을 아직 못한 상황”이라며 “이와 관련한 지원을 늘리면 늘릴수록 한국 현대차나 일본 도요타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인프라 구축이나 보급에 적극적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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