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등 3분기 견고한 실적 보여
올해 실적 개선 주담대 견인, 각 사별 성장 걸림돌도 존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총 1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총 1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실적을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 사업이 순익을 이끌었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에 주어진 중·신용자 대출비중이 아직 미달이며 각 사 앞에 놓인 과제도 적지 않아 향후 전망은 안갯 속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합은 1172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25.8%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인뱅 3사 당기순이익은 932억원이었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에서 활짝 웃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 9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2% 성장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은 2793억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7.9% 늘었다.

특히 이자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72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린 데 비해 올해 3분기에는 5359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리며 58.9% 뛰어올랐다. 올해 2분기(4946억원)에 비해서도 8.4%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출범한지 2년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어엿한 은행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86억원으로 10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2분기에 비해 190억원 증가했다. 순이자이익도 39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61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여신잔액이 크게 늘어난 덕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3분기말 기준 여신잔액은 11조1877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1292억원)에 비해 56.9% 늘었다.

다만 케이뱅크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256억원보다 48.4% 줄어들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쌓은 충당금 영향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3분기에만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올해 누적 충당금이 1835억원 규모가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815억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연체율이 상승한 데 따른 충당금 적립을 제외하고 이자수익으로 보면 케이뱅크 역시 성장한 모습이다. 케이뱅크의 3분기 누적 순이자수익은 3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29억원)보다 19.1% 증가했다. 

인터넷 은행들의 실적에서 이자수익이 눈길을 끄는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이자수익의 주요인은 다름아닌 주택담보대출이다. 토스뱅크는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내년 주담대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주담대는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상품이기에 경기 악화 등 각종 요인에 대출금 미회수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 또 기간이 긴 만큼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도 주담대는 효자종목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19조 867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13조2954억원 규모보다 49.4% 늘어난 것으로 올해만 6조 5719억원이 증가했다. 케이뱅크도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는 가운데 순이자수익이 성장한 배경으로 주담대를 꼽을 수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케이뱅크 주담대는 4조 21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9453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줄어드는 동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곳에서만 주담대 잔액이 5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이 두 인터넷은행 ㅇ,;수익을 개선시켰다.

이렇듯 인터넷은행 3사가 호실적을 기록하긴 했으나 향후 전망이 밝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장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도 적지 않아서다. 

사진= 각 사 제공
사진= 각 사 제공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걸림돌이다. 지난달 15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해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법정다툼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카카오법인이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을 시에는 은행 대주주 지위가 박탈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데 자본시장법 위반 형사처벌로 벌금형 이상이 확정될 경우 지분 10%를 남기고 강제 매각해야 한다.

또 비금융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한도는 10%인데 금융위원회 승인에 한해 최대 34%까지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한 조건이 바로 해당 회사 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 형사처벌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카카오뱅크는 지금껏 쌓아온 사업 노하우, 수익성과 별개로 사명 및 경영성, 신뢰도 문제 등 영향으로 혼란의 시기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이번 분기 충당금 적립으로 역성장을 하긴 했으나 3분기 순이익 132억원으로 10분기 연속 흑자행진 중이다. 하지만 성장 추진 동력이 주춤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고 자본을 확충해 성장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당시 IPO(기업공개)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무기한 연기됐고, 케이뱅크 성장 역시 사실상 멈춘 상태다. 지난해말 자금시장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계획이 틀어진 것인데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등 올해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 성장 목표로 향하는 길이 멀기만 하다.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이 안정될 시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임기가 오는 31일 만료된다는 점도 케이뱅크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21년 2월 케이뱅크 3대 행장으로 부임한 서 행장은 취임 첫해만에 흑자전환하며 케이뱅크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272% 늘어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올해 이익 성장이 둔화된 점,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보유 플랫폼을 활용한 영역 확대에 주력하는 점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가교체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성장요인이 주춤한 상황이기에 서 행장 거취가 케이뱅크 전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토스뱅크는 정부와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연말 44% 목표를 세운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2개 분기 연속 하락하며 35% 아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정부 규제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목표를 세웠다. 특히 토스뱅크는 후발주자로서 2021년 6월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해그해 10월 영업을 시작했다.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한 시점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규제가 신설된 직후였다. 이에 토스뱅크는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해 정부에 적극적인 포용금융을 약속했고, 이 결과 타 인터넷 은행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고 연말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44% 목표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9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28.7%를 기록하며 연말 목표치인 30%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도 9월말 기준 26.5%로 전 분기보다 2.5%p 올랐으며, 목표치인 32%까지는 5.5%p 더 높여야 한다. 

이와 달리 토스뱅크는 9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34.46%로 연말까지 9%p 이상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토스뱅크가 다른 인터넷 은행과 달리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으면서 건전성 관리에 더욱 예민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연체율을 줄이기는 했으나 중·저신용자를 위한 공격적인 대출영업은 힘든 상황이다. 토스뱅크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속도를 조절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42%까지 높이자 2분기 말 연체율이 1.56%로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연체율은 3분기 1.18%로 0.38%포인트 낮아졌다.

만약 토스뱅크가 스스로 설정한 목표치를 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의 각종 인·허가 심사에서 패널티가 적용될 수 있어 신사업 진출 등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30% 이상'을 목표이행으로 볼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고, 패널티 역시 고려할 계획이라고만 밝힌 상황이라 해석에 따라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새로운 인터넷은행 설립 움직임도 포착되며 인터넷은행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세금 신고·환급과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작업에 나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4강 구도로 편성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탄생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를 위한다는 설립취지와 달리 수익성에 몰두하는 모습에 금융당국이 기존 인터넷은행들과의 견제 및 경쟁촉진 방안으로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등장시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이 보수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인·허가에 있어 보수적인 모습이다"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지연되는 등 기존 은행도 어려운 상황이기에 신규 인터넷은행만의 특화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인터넷은행 4구도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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