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중 SK온 임원 인사만 남아…지동섭 대표 연임 가능성 관심
출범 후 연속 적자 걸림돌…“손실 폭 최소·흑자 전망으로 교체 가능성↓”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 사진=SK온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 사진=SK온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 3곳 중 2곳의 사령탑이 확정된 가운데, 연말 인사를 앞둔 SK온의 수장 지동섭 대표이사의 거취가 관심거리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세대교체’와 ‘경영안정’이란 상반된 전략을 택하면서 SK온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새판짜기에 나섰다. 44년 LG맨이자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이후 회사를 이끌었던 권영수 부회장을 대신해 김동명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배터리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경기침체와 전기차 수요 부진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회사의 변화 또는 안정을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경쟁력 강화와 품질 역량 고도화, 선제적 미래 준비 관점의 조직역량 강화를 꾀했다.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창의적 융합을 이끌 젊은 리더로서 김동명 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신임 CEO 김동명 사장은 배터리 모든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력과 사업가로서의 성공 경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중요한 시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진정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경영안정에 무게를 뒀다. 2021년 12월부터 사령탑을 맡아온 최윤호 대표이사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의 연임 배경으로 취임 후 우수한 경영실적을 이끌어 온 경영능력이 우선 꼽힌다. 삼성SDI는 최 대표가 회사 지휘봉을 잡은 후 1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조1241억원, 1조8080억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각각 48.5%, 69.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미국 내 합작 공장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당초 계획을 유지하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6년과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제너럴모터스(GM)와 연산 3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합작 공장을, 스텔란티스(Stellantis)와는 34GWh 규모의 두 번째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명 사장(왼쪽)과 연임에 성공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명 사장(왼쪽)과 연임에 성공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두 회사가 임원 인사에 마침표를 찍은 만큼 배터리 업계의 시선은 지동섭 SK온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지 대표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를 맡다가 2021년 10월부터 물적분할로 출범한 SK온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누적 29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를 실현하고 3년 전 6903억원이던 배터리 사업 매출을 지난해 7조6177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연임에 걸림돌도 있다. 출범 후 올해 3분기까지 지속적인 흑자전환 실패와 늦어지고 있는 SK온의 기업공개(IPO)가 대표적이다. SK온은 2022년 1분기(2734억원)를 시작으로 올해 3분기(861억원)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도 지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을 냈지만 손실 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세액공제(AMPC) 수혜 확대로 내년부터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연임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겪고 있지만 당초 회사의 계획대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AMPC 수혜 규모가 커지고 내년 1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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