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 업황 회복세로 이어져…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급증, 실적 개선 기대

공항 계류장에 도착한 비행기 모습. 사진=픽사베이
공항 계류장에 도착한 비행기 모습.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항공업계가 간만에 활짝 미소를 짓고 있다. 10월까지만 해도 고유가와 고환율 리스크 여파로 항공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와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업황의 회복세로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Opinet) 홈페이지에 공개된 유가 정보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1월 4주차까지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4주째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25.9원 하락해 ℓ(리터)당 1660.2원, 경유는 26.5원 하락한 1607.8원을 기록했다.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이 일시적인 휴전으로 중동 정세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제 유가도 안정세를 굳혀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내 유가를 살펴보면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2원 하락한 1643.95원, 경유는 2.13원 하락한 1588.80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말 기준 t(톤)당 123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항공유는 이달 중순 톤당 104달러까지 하락하면서 항공업계의 숨통을 틔워주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 또한 1200원선까지 하락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항공사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최악의 대외환경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항공업계의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비행 중인 항공기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비행 중인 항공기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항공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COVID-19)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해 팬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효과) 소비로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유가와 고환율이 발목을 잡으며 실적 향상이 저해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유가와 환율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통상 항공사들의 항공기 리스비용과 항공유 등이 모두 달러로 환산되기 때문에 고유가와 고환율은 업계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최근 유가와 환율의 상승세가 더뎌지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또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사의 여객 사업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내년 신기재 도입과 노선 확대 계획까지 있는 항공사들은 직원 채용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천공항 여객실적(국제선 기준)은 1541만9010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3분기(1792만4471명) 대비 86.0%의 회복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49만1286명) 대비 180.8% 늘어난 수준이다.

항공업계의 빠른 회복은 동남아와 일본 노선이 견인했다. 올해 1~3분기 국제선 누적 여객수는 3982만2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동남아 노선 여객수가 467만9146명으로 전체 30.3%를, 일본 노선이 361만8196명으로 23.5%를 각각 차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실적이 흑자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고환율과 고유가라는 변수로 실적 개선을 이어가지 못한 면이 있다”며 “하지만 4분기로 접어들면서 유가와 환율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금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지속적인 해외여행 수요는 당분간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업계에서는 팬트업 소비로 인한 여행객의 수요가 내년에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며 “내년에 새로운 기재를 도입하는 항공사가 많이 있고 중국 노선 정상화 등 노선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비한 승무원 채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활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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