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단 2018년 6명에서 2명으로 축소…신규임원 1970년 이후 출생자 97%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용퇴로 안정 기조에서 변화의 바람으로 변경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사진=최양수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LG그룹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가 단행되기 전에 재계에서는 취임 6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영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다. 하지만 실제는 이를 뒤집는 변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LG그룹의 ‘2인자’로 통한 권영수(66)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44년 몸담은 회사를 떠난 것이 이번 인사를 불러온 시발점으로 보여진다. LG가(家)와 인연이 깊은 이방수(65) LG에너지솔루션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사장)도 함께 물러난다. 

구 회장이 예상 밖의 강도 높은 세대 교체 인사를 단행하면서 젊은 리더십을 끌어올려 ‘구광모號(호)의 체제’를 강화하면서 구 회장이 지향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에 따르면 전체 승진규모는 지난해 대비 축소된 총 139명(전년 160명), 그 중 신규 임원은 99명(전년 114명)이 이름을 올렸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이며, 1980년대생 임원 5명 등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로 집계됐다. 또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였다.

2024년 LG의 임원인사는 ‘성과주의’와 ‘미래준비’라는 기조를 유지하되 ▲지속 성장의 긴 레이싱을 준비하는 리더십으로의 바통 터치 ▲분야별 사업경험과 전문성, 실행력을 갖춘 실전형 인재들을 발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27일 밝혔다.

또 1위 사업 달성에 필요한 장기적인 준비를 위해 해당 산업에서 성과를 내고 전문 역량을 갖춘 사업 책임자를 보임하여 변화의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자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은 각각 1969년생, 1970년생의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선임되면서 파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LG디스플레이는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business to business)사업과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계열사 CEO가 이동해,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중심의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선임된 최고경영진들은 구본무 선대회장 재임 당시 임원으로 발탁된 이후 구광모 대표 체제에서도 중책을 맡으며 차세대 경영인으로 지속 육성, 앞으로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승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2018년 구 회장 취임 당시 6명이던 부회장단은 2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29년 만에 LG 트윈스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 등 총 4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LG는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인재와 외부인재를 기용해 리더십 다양성을 강화했다. LG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31명의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 인재를 승진시키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 R&D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으로 확대됐다. 작년 R&D 임원 규모는 196명이었다. 특히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강조해 온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16명, 소프트웨어(SW) 8명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24명의 R&D 인재가 승진했다.

전체 승진자 수가 줄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9명의 여성 인재(전무 승진 1명, 여성 신규 임원 8명)가 R&D·사업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승진했다. LG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 대비 5년 만에 61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전문역량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올 한 해 ▲LG유플러스 사이버보안센터장 홍관희 전무 ▲LG CNS AI센터장 진요한 상무 등 총 15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979년생인 전동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FTA 상품과장을 해외대외협력·ESG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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