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이동통신 2위 등극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
올해 1조원 클럽 2년 연속 달성 전망…AI·IDC·전기차 충전 사업 속도 기대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기존 통신 사업은 물론 신사업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경영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는 황 사장의 유임을 확정했다. 황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지만 이번 결정으로 한 번 더 수장을 맡게 됐다. 구체적인 임기는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황 사장의 연임 배경에는 영업이익 1조원 시대 개막과 이동통신(MNO) 분야 2위 사업자 등극 등 질적·양적 성장을 이끈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곤욕을 치르며 연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했지만 실적으로 증명한 그의 경영 능력이 더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성장한 인물이자 내부에서 발탁한 첫 CEO다.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하며 B2C(소비자 거래) 영업 및 전략을 두루 경험하며 20여년 넘게 통신 사업에 몸담고 있다. 특히 2019년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당시 LG그룹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취임 후 기존 통신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사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다른 이동통신사와 마찬가지로 LG유플러스 역시 포화상태에 접어든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황 사장의 목표는 1년 뒤 실적으로 증명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13조9060억원, 영업이익 1조81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 10.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199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솔루션 등 신사업이 포함된 기업 인프라 부문은 매출 1조583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져 영업이익 1조7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동통신 점유율도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LG유플러스 가입 회선은 1829만2170개로 KT(1773만5022개)를 넘어섰다. 통신사업자 3사로 개편 후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2위로 올라선 것이다.
황 사장이 다시 한번 사령탑을 맡은 만큼 그가 임기 중 추진했던 신사업에 한 층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유플러스는 ▲U+ AICC 온프레미스 ▲U+ AICC 클라우드 ▲우리가게 AI를 ‘AI 3대 서비스’로 정하고 자사 역량을 B2B(기업 거래) 시장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상무였던 전병기 인공지능·데이터(AI·Data)사이언스그룹장을 전무로 승진시킨 것은 신사업 중 하나인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지난달에는 통신 맞춤형 AI인 ‘익시젠(ixi-GEN)’ 개발을 밝히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IDC 사업 역시 황 사장 연임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DC 사업은 LG유플러스의 기업 인프라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분기 해당 사업의 매출은 827억원으로 직전 연도 같은 기간보다 18.2% 성장했다. 여기에 기업 인프라 부문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1분기부터 분기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준공한 두 번째 하이퍼스케일 IDC ‘평촌 2센터’도 본격 가동되면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VoltUP)’을 활용해 민간·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전기차 충전 설치 및 운영 서비스 사업을 맡고 있는 ‘EV충전사업단’은 CEO 직속 전담 조직이다. 황 사장이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황 사장은 지난해 9월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 3.0 등 4대 플랫폼을 통해 ‘U+3.0’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황 사장은 2027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40%로 늘리고 기업 가치를 1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