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이동통신 2위 등극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
올해 1조원 클럽 2년 연속 달성 전망…AI·IDC·전기차 충전 사업 속도 기대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기존 통신 사업은 물론 신사업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경영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는 황 사장의 유임을 확정했다. 황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지만 이번 결정으로 한 번 더 수장을 맡게 됐다. 구체적인 임기는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황 사장의 연임 배경에는 영업이익 1조원 시대 개막과 이동통신(MNO) 분야 2위 사업자 등극 등 질적·양적 성장을 이끈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곤욕을 치르며 연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했지만 실적으로 증명한 그의 경영 능력이 더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성장한 인물이자 내부에서 발탁한 첫 CEO다.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역임하며 B2C(소비자 거래) 영업 및 전략을 두루 경험하며 20여년 넘게 통신 사업에 몸담고 있다. 특히 2019년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당시 LG그룹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취임 후 기존 통신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사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다른 이동통신사와 마찬가지로 LG유플러스 역시 포화상태에 접어든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황 사장의 목표는 1년 뒤 실적으로 증명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13조9060억원, 영업이익 1조81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 10.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199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솔루션 등 신사업이 포함된 기업 인프라 부문은 매출 1조583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져 영업이익 1조7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동통신 점유율도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LG유플러스 가입 회선은 1829만2170개로 KT(1773만5022개)를 넘어섰다. 통신사업자 3사로 개편 후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2위로 올라선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ixi-GEN)’ 개발 계획을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ixi-GEN)’ 개발 계획을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황 사장이 다시 한번 사령탑을 맡은 만큼 그가 임기 중 추진했던 신사업에 한 층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유플러스는 ▲U+ AICC 온프레미스 ▲U+ AICC 클라우드 ▲우리가게 AI를 ‘AI 3대 서비스’로 정하고 자사 역량을 B2B(기업 거래) 시장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상무였던 전병기 인공지능·데이터(AI·Data)사이언스그룹장을 전무로 승진시킨 것은 신사업 중 하나인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지난달에는 통신 맞춤형 AI인 ‘익시젠(ixi-GEN)’ 개발을 밝히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IDC 사업 역시 황 사장 연임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DC 사업은 LG유플러스의 기업 인프라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분기 해당 사업의  매출은 827억원으로 직전 연도 같은 기간보다 18.2% 성장했다. 여기에 기업 인프라 부문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1분기부터 분기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준공한 두 번째 하이퍼스케일 IDC ‘평촌 2센터’도 본격 가동되면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VoltUP)’을 활용해 민간·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전기차 충전 설치 및 운영 서비스 사업을 맡고 있는 ‘EV충전사업단’은 CEO 직속 전담 조직이다. 황 사장이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황 사장은 지난해 9월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 3.0 등 4대 플랫폼을 통해 ‘U+3.0’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황 사장은 2027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40%로 늘리고 기업 가치를 1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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