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내년 부동산 하락장서 리스크 전이 대비해야”
은행권 “부동산시장 예의주시…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

무디스가 지난 22일 ‘한국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내년도 시중은행의 부동산 리스크 현실화를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무디스가 지난 22일 ‘한국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내년도 시중은행의 부동산 리스크 현실화를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시중은행의 건설·부동산 발 위험 경보가 울렸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지난 22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주최한 ‘한국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부동산 관련 개인대출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건설사 기업대출 등을 합산하면 전체 은행 대출의 40%가 넘는다”며 “내년 부동산 경기 여부에 따라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지속된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져 주택 매매 및 전월세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건설업계의 기업대출 회수도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집값 조정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은행 리스크 전이는 여신금리 하락을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준금리와 자금시장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 차원의 금리인하 조치는 사실상 쉽지 않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국내 수출 기업들에게 환율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손 연구원은 “2004년과 2009년 부동산 하락장에서는 금리인하를 통해 안정화를 이뤘지만 금리상승기에는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시중은행들에게 부동산 관련 개인대출 연체율과 부실채권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면서 “연체율과 부실채권의 격차가 좁아진다면 테일 리스크 현실화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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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건설업계에 집행한 기업대출은 2020년 1분기 28조9409억원에서 2021년 1분기 31조6675억원, 2022년 1분기 34조4946억원, 올해 1분기 40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2.08%씩 증가해 왔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올해 1월 3.25%에서 9월 3.56%로 상승 추세에 있다.

반면 부동산테크 전문기업 ‘아실’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 매물은 평균 11.1% 증가세를 보였고, 비수도권 지역의 신규 아파트 미분양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도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만약 극단적인 변화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업계가 아닌 정부 당국에서 나서야 하겠지만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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