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서울 강동구와 컨소시엄 통해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 추진
강동구, 지난해 8월 동서발전과 에너지공단에 사업 포기 의향서 제출
2021년 발주 연료전지 사업 백지화로 대체 사용처 ‘난항’

울산에 위치한 한국동서발전 사옥.  사진=한국동서발전
울산에 위치한 한국동서발전 사옥.  사진=한국동서발전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한국동서발전이 37억원을 투자한 연료전지가 1년 넘게 사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가 함께 추진하던 사업을 지난해 백지화하면서 준비한 연료전지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강동구는 2021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2021년 지역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에 강동구는 동서발전, ㈜시너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강동구 내 친환경에너지 공급·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을 추진했다. 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등의 설비를 구축하는 게 주요 사업 내용이었다. 특히 해당 사업에는 당시 국내 최초로 1MW(메가와트)급 제4세대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를 적용한 도심형 연료전지를 구축할 예정이었다.

주관기관인 시너지는 사업·시공 주관 및 시스템 구축과 운영관리 지원을 맡았으며, 참여기관인 동서발전은 사업관리 및 시스템 운영관리와 사업비 지원을 담당했다. 강동구는 행정지원 및 설치 장소 제공과 사업비 지원 역할을 도맡았다. 지원 사업의 기획·선정·평가·관리 등 사업 총괄 관리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전담했다.

강동구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 사업비는 총 96억원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24억원을, 동서발전이 나머지 48억원을 부담할 계획이었다. 당시 강동구는 전국 지자체 중 지원 규모가 최대라고 밝히며 온실가스 저감은 물론 10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했다.

강동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한 에너지비용 절감에 따라 연간 200만톤의 온실가스 저감과 연간 약 17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며 “발전사업 수익금 일부는 강동구 사회취약계층 약 1만3000명에게 강동사랑상품권 등을 발행해 난방 요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지난해 강동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불거졌다. 강동구의 사업 중단은 연료전지를 향한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한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공약 중 하나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중지’인 것을 보면 연료전지를 향한 주민들의 시각을 짐작할 수 있다.

강동구에는 2014년과 2020년부터 연료전지 발전소 2곳(1·2기)이 상업 운전 중이었다. 지난해 9월 상업 운전 예정이었던 고덕차량기지 내 연료전지(3기)의 공사가 한창이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암사연료전지(4기)도 가동 예정이었다. 하지만 강동구는 지난해 8월 주민 반대를 이유로 암사연료전지 사업을 중단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3·4기 연료전지 사업에 주민들이 많이 반대했었다”며 “그 결과 3기는 진행을 하고 4기는 상대측(사업시행자)이 사업을 안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동서발전이 참여한 사업도 무산됐다. 당초 동서발전은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연료전지를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주민 반대로 부지를 암사동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동구가 지난해 8월 에너지공단과 동서발전에 사업 포기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사업은 백지화됐다.

문제는 동서발전이 강동구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재원이다. 동서발전은 2021년 37억원을 들여 해당 사업에 사용할 연료전지 발주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강동구가 사업을 백지화하는 바람에 동서발전은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연료전지의 대체 사용처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동서발전은 강동구 내 연료전지가 설치가 무산됨에 따라 연료전지를 활용할 다른 지자체를 물색중이다. 이미 수십억원을 들여 발전 설비를 구비한 만큼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게 회사 측의 방침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이미 투자된 연료전지를 활용한 신규 사업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타지역 설치 여부 등을 위해 다른 지자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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