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리튬·수산화리튬 1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
배터리 구성 핵심 요소 양극재 원가 상당수 차지…배터리 업체 판가 영향
업계 “원소재 가격 연동으로 마진 영향 제한적”

리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각 사
리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각 사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리튬 가격이 끝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K-배터리 업체들의 향후 수익성에 관심이 쏠린다. 리튬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제품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2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순도 99% 탄산리튬 국제 거래 가격은 1㎏당 131.5위안을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과 비교하면 26.88위안(16.97%)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욱 크다. 탄산리튬 국제 가격은 지난해 11월 14일과 15일 1㎏당 581.50위안으로 고점을 찍었지만 1년 새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전년 평균 가격인 1㎏당 333.66위안과 비교해도 71.73%나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산화리튬 또한 마찬가지다. 코트라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중국 내 수산화리튬 가격은 톤당 14만 위안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톤당 56만 위안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탄산리튬과 마찬가지로 1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의 가공 및 변환을 통해 생산되는데, 고밀도·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에 주로 활용되는 양극재 소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그동안 과도하게 상승한 리튬 가격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원자재를 충분히 확보한 중국이 후발 배터리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가격 조정에 나선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는다. 리튬 가격 하락은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튬 가격 하락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판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따라서 리튬 가격 변동과 배터리 가격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리튬 가격 하락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하락세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재욱 LG에너지솔루션 기획관리 담당은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메탈 가격은 3분기 다시 낙폭이 확대돼 연초 대비 리튬은 70%, 니켈은 35% 가격이 하락했다”며 “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부분 계약은 메탈가 변화에 시차를 두고 판가에 반영하는 구조인 만큼,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튬 가격 하락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원소재와 연동된 계약 구조로 수익이나 마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소재 업체들에 공급받을 때는 물론,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납품할 때 어느 정도 소재 가격과 연동하는 구조로 계약을 맺고 있다”며 “리튬 가격 하락으로 납품 단가 자체가 떨어져 매출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수익성이나 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한 곳인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비슷한 전망을 했다. 정재욱 담당은 “메탈 연동 계약의 근본적인 목적은 예측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므로 래깅 타임(지연 시간)이 일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와 판가 모두에 반영되는 만큼 당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공급 수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리튬 가격 하락은 국내 배터리 업체의 매출·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체 배터리 공급 수량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리튬 가격이 하락할 경우 매출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상황까지 겹칠 경우 앞으로 수익률은 지금처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오히려 리튬 가격이 다소 떨어졌을 때 저렴한 배터리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반값 전기차 보급 시작에 따른 전체 공급량 증가를 기대하는 게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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