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침냉각’ 미래 먹거리 사업 각광…2022년 4262억→2032년 2조7122억 성장
차세대 기기 냉각 기술로 기존 방식보다 더 높은 효율과 열관리 기능 검증 완료
전기차용 배터리, ESS, 데이터센터 등 사용 증가에 따른 액침냉각 시장도 급성장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스템 테스트 장면.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최양수 기자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스템 테스트 장면.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열관리 시장(Thermal Management)에서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커지면서 SK와 GS 등 주요 기업이 황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액침냉각 기술은 서버, 배터리 등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기술이다. 공기 냉각을 이용하는 기존 방식 대비 소모되는 에너지를 30% 가량 낮출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서버 하드웨어 고장의 주된 원인인 발열, 먼지 및 수분을 제거해 기기의 고장 가능성을 낮추고 사용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대규모 서버를 갖추는 산업이 증가하고 서버 하드웨어가 고도화되면서 기기 발열량이 많아져 이를 냉각시키기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에 대한 절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 대비 40~100배 많은 전력량을 소비하는데 이 중 서버 냉각용 에너지가 전체 사용 전력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약 3억3000만 달러(4261억9500만원)에서 2032년 약 21억 달러(2조7121억5000만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들어 ‘액침냉각’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어 미래 비전도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는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까지 포함한 세계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자체 추산하기도 했다.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스템 테스트 장면.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최양수 기자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스템 테스트 장면.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최양수 기자

‘액침냉각’ 시장은 환경오염이 심한 내연기관차를 대신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늘고 급속 충전기와 ESS까지 활용도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4차 산업 혁명’(4IR: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으로 촉발된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와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으로 인한 빅데이터(Big Data) 활용 증가로 데이터센터 서버의 이용량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액침냉각’은 열관리 시장에서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이며 황금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SK가 먼저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GS가 최근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GS칼텍스는 열관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GS칼텍스는 윤활유 브랜드 ‘Kixx’(킥스)를 앞세워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제품인 ‘Kixx Immersion Fluid S’(킥스 이멀전 플루이드 에스)를 출시했다.

GS칼텍스가 출시한 액침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는 미국보건재단(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 식품등급 인증과 생분해성을 보유한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으며 협력 업체들과의 실증평가를 완료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 및 열관리 기능에 대한 제품성능을 검증했다.

GS칼텍스는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제품을 정식 출시함으로써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의 에너지 효율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GS칼텍스는 이번에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외에도 전기차나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해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침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 사진=GS칼텍스
액침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보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SK엔무브도 열관리 솔루션 사업에서 본격적인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엔무브는 현재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액침냉각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윤활유 기업의 노하우를 살려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와 관련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선도기업으로 비상을 계획 중이다. 또 SK텔레콤은 SK엔무브의 특수냉각유(ZIC-GC2)로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6월부터 4개월 간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기술 개발을 위해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늘리고 있다. SK엔무브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 달러(322억8750만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 및 업무협약(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고품질 윤활기유를 활용한 유체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상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엔무브는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윤활기유를 열관리 유체로 활용하는 열관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액체 기반 종합 열관리 솔루션 제공사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SK엔무브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분야로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액침냉각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에너지 효율화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우리는 전기차 화재부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이들 산업의 열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체험으로 알게 됐다. 결국 액침냉각 제품을 개발해 열관리 시장에서 솔루션을 확대는 미래형 비즈니스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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