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안전관리율 백만㎞당 0.734건…연내 목표 초과
휴먼에러(인적오류) 지속 발생…지역본부 등에 엄중 문책 경고 공문 발송
한문희 사장 ‘안전 경영’ 강조 무색…8~10월 휴먼에러 총 16건 발생

지난해 11월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에서 코레일 긴급 복구반원들이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에서 코레일 긴급 복구반원들이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국내 최대 규모 공기업이자 철도 여객과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수립한 안전 경영 목표 달성이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게 이유다.

17일 <뉴스워치>가 입수한 코레일의 ‘안전 경영 목표 추진 현황 보고’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안전관리율은 백만㎞당 0.713건이다. 안전관리율이란 열차운행거리 백만㎞당 발생한 안전관리 사고건수를 말한다.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와 지하철 1호선 고장으로 인한 승객 고립 등 갖가지 철도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안전관리율(백만㎞당 0.914건) 실적과 비교하면 안전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제는 코레일의 이러한 목표가 지난 8월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이다. 올해 8월까지 코레일에서 발생한 안전관리 사고건수는 63건으로 ▲철도 사고 15건 ▲운행장애 44건 ▲사망자 수 1명 ▲부상자 수 3명 등이다. 이 기간 열차운행거리(누계)는 8억5848만9891㎞이며 안전관리율은 백만㎞당 0.734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목표보다 0.021건 높은 수준이다.

지난 10월까지 안전관리 사고가 97건 발생해 연내 목표인 96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안전관리율도 더욱 증가해 같은 기간 백만㎞당 0.902건으로 늘어났다. 연내 목표 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수치는 계속 증가하는 상태이다.

또 다른 지표인 휴먼에러(인적오류)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휴먼에러란 인간의 과오 즉, 사람이 범하는 오류를 말한다. 안전 경영 목표 추진 현황 보고 문서에 따르면 코레일은 취급부주의건수를 기준으로 휴먼에러율을 산정한다. 지난 10월까지 코레일에서 발생한 취급부주의건수는 총 47건, 이 기간 휴먼에러율은 백만㎞당 0.43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목표인 0.372건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코레일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휴먼에러를 잡고자 지역본부 등을 대상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취급부주의 등 인적오류 발생 시 엄중 문책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인적오류를 발생시킨 담당자는 물론 관리책임자까지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취급부주의 등으로 인한 사고 장애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여기서 코레일은 올해 2월 발생한 광명역 전동열차 궤도이탈과 9월 광명역 KTX-산천 열차 출입문 미개방, 부산진역 화차 2량 궤도이탈, 의왕역 구내 유치 화차 궤도이탈 등의 사고를 예로 들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8월 서해선이 연장 운행하는 일산역에서 환승고객 동선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코레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8월 서해선이 연장 운행하는 일산역에서 환승고객 동선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코레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취임부터 강조한 안전 경영이 무색하다는 말도 나온다. 나희승 전 사장이 오봉역 직원 사망사고와 각종 철도사고 등으로 해임된 후 장기간 공석이었던 수장 자리를 지난 7월부터 맡고 있는 게 한 사장이다.

한 사장은 특히 취임 때부터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철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안전’이라는 단어가 총 8번 등장해 안전 경영에 관한 그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한 사장의 안전 경영 강조와 공문 발송 이후에도 코레일에서 휴먼에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 사장이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8월부터 10월까지 코레일에서 발생한 휴먼에러는 총 16건이다. 구체적으로 ▲8월 7건 ▲9월 6건 ▲10월 3건 등으로 건수 자체는 줄었지만 올해 10월까지 발생한 휴먼에러의 3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특히 10월 발생한 휴먼에러 중 2건은 승강문 오취급 같은 가장 기본적인 사안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혹한·혹서 등 이상기후가 많은 겨울철(1~3월)과 여름철(7~8월)에 휴먼에러 발생 비율이 높았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에 힘쓰고 특히 직렬·연령별로 맞춤형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내년 1월까지 ‘집중 안전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휴먼에러 감소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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