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29년 만에 통합우승…구 회장, 우승 직후 그라운드서 선수들과 기쁨 나눠
고객가치 실현·실용주의·미래가치 투자 등 핵심 경영철학이 야구단 우승까지 이어져
다시 꽃 피운 LG ‘신바람 야구’ 팬들과 감동 공유…계열사 기념할인으로 고객 보답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시상식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시상식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올해 KBO(Korea Baseball Organization·한국야구위원회)리그에서 LG트윈스가 29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헤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LG의 우승을 두고 LG트윈스의 3대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야구에서도 빛을 발하며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LG 오너 일가(家)의 각별한 야구 사랑이 구 회장까지 이어지면서 암흑기를 걷던 LG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구 회장은 지난 7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KS)’ 개막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가을 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기장을 방문해 직관한 데 이어 11일에는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을 관람하며 LG를 응원했다. 팬들과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심판의 판정에 세이프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지난 13일 5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옆자리에 있던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와 포옹하면서 기쁨을 나눴으며 시상식에 깜짝 등장해 필요한 것은 아낌없이 지원하는 구단주의 성향을 잘 보여줬다.

LG트윈스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를 연고지로 삼은 야구단으로 프로야구를 넘어 한국 프로스포츠 팀 중 역대 유입 관중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990년 1월 럭키금성그룹이 MBC청룡을 130억원(현금 100억원+문화방송 프로그램 제작 협찬금 30억원) 조건으로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렸다. 

이후 LG는 1990년부터 꾸준히 그룹 오너가 구단주를 맡고 있다. 구 회장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3대 회장(1990~2008년), 구본준 LX그룹 회장(2008~2018년)에 이어 2019년부터 구단주를 맡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한국에선 LG 일가처럼 대를 이어가며 야구 사랑을 실천하는 구단주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LG그룹의 야구 사랑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현수 선수 등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현수 선수 등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6월 취임 후 5년간 구 회장은 LG가 1990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뜻을 이어받으며 ‘고객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이번에 구 회장이 선수단은 물론 전 임직원을 비롯해 LG팬들과 우승을 함께 일구면서 진정한 ‘고객 경험’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LG그룹 구광모號(호)는 ‘실리주의’를 앞세우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지난 2021년 7월 31일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Mobile Communication) 사업본부(스마트폰 사업)를 공식적으로 철수하면서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했다. 태양광 셀 및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도 마찬가지다.

반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함께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JV·Joint Venture)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LG마그나·LG Magna e-Powertrain Co.,Ltd)을 설립하는 등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가 될 미래 신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구 회장의 핵심 경영철학인 고객가치 실현, 실용주의, 미래가치 투자 등이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LG그룹 사업 영역 전반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는 LG그룹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LG그룹 매출은 2019년 138조1508억원에서 지난해 190조2925억원으로 3년 새 37.7%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조6341억원에서 8조2202억원으로 77.4% 증가했다. 취임 당시인 2018년 6월말 88조1000억원 규모이던 시가총액은 최근 약 180조원 규모로 2배 넘게 성장했다.

단순히 사업 재편만으로 성장을 이끌어낸 게 아니다.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으며 LG고객을 LG의 적극적인 팬으로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결국 야구단 우승까지 이어지면서 그의 핵심 철학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 팬들에게 ‘광모 형’으로 불리는 구 회장은 우승 확정 후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트윈스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 준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스태프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미 구 회장은 LG 팬들과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앞서 LG전자는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하며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승기를 잡자 할인 제품군을 선정하고 재고 점검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트윈스의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LG전자와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준비 중에 있어 소비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항간의 소문대로 일부 가전·TV 모델을 29% 할인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트윈스 통합 우승 판촉 모델 리스트를 확정하고 18일부터 약 일주일간 온·오프라인 할인 행사에 돌입할 예정이며 한정 판매 대수와 품목은 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도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10~20% 할인과 경품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LG유플러스는 단말기 등 주요 제품 할인과 추가 경품 지급을,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주거·세탁용품 등 온·오프라인 할인 행사를 기획 중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고객(팬) 중심 경영’을 앞세우고 있고 이를 통해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경영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야구단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LG 야구를 다시금 정상권으로 일궈냈는 데, 이는 구 회장의 경영 비즈니스에서 신사업 육성과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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