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대기업, 12월 초 인사 및 조직 개편 진행 전망
삼성, 이재용式 개혁 인사 예상…SK, 계열사별 인사 단행 예정
불확실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 ‘지속가능경영’ 힘 실어
올해 이어졌던 1970년대생 약진,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듯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재계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연말 임원 인사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인사는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불확실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이를 헤쳐갈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래 먹거리 사업의 준비를 위한 인재를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서 최근 공개한 ‘2023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처음으로 7300명을 넘었고 이중 절반 이상은 1970년대(1970~1979년)생이 차지하면서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1970년대생의 약진을 점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임원 비중은 1.8%로 직전해 1.5%보다 0.3%p(포인트)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1970년대생이 52.8%로 100대 기업 내 임원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1960년대생은 44.1%로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인사 시즌에서도 극단적인 세대 교체보다는 안정적인 세대 교체로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삼성전자는 예년처럼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중순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전망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고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이재용식 개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방안을 인사에 담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에는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이 오너가(家)를 제외한 삼성 첫 여성 사장에 오른 가운데 올해도 여성 인재와 30∼40대 젊은 리더를 중심으로 한 깜짝 발탁 인사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그룹도 12월 초에 계열사별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인사 시점으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 직후인 11월 말이 언급됐지만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막판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개최지 결정 직후는 빠듯하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7년 만에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언급함에 따라 그룹 전반적으로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통상 12월에 임원 인사를 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다소 앞당겨 11월 말에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임원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인사에서는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목적기반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 미래항공모빌리티(AAM·Advanced Air Mobility) 등 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한 달간 이어진 사업보고회를 이달 중순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인사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인사안을 확정하게 된다. 이번에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에는 큰 변화가0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등의 사업은 승진 인사를 통해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최대 관전 포인트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행보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 상무가 롯데의 모태인 유통군으로 이동해 경영 보폭을 넓힐지 주목하고 있다.

또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등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주요 인사의 교체 여부가 관심을 끈다.

앞서 지난달 초 일찌감치 인사를 단행한 한화그룹의 경우 미래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1980년대생 4명이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내년도 기업의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사업 계획을 구상하는데 있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기 위한 인사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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