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구단주 구광모 회장 구장 찾아 응원…LS·LX 등 오너들도 방문 예상

LG트윈스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LG트윈스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서울 잠실구장에서 7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KS)’가 개최될 가운데 LG의 통합 우승을 향한 첫 걸음에 범(凡)LG가(家) 주요인물들의 방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트윈스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LS그룹, LX그룹, 희성그룹 등 범LG가 오너들도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응원 회동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명목상으로는 한국시리즈 응원 회동이지만 일정이 빠듯한 오너들이 모인 만큼 경영 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언급되는 상황이다.

이번 한국시리즈 1차전은 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시작되며 7전 4승제로 진행된다. LG트윈스가 페넌트레이스(Pennant race)에서 1위를 확정하며 가장 먼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kt위즈가 플레이오프에서 기적과도 같은 리버스 스윕(Reverse Sweep)으로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해 ‘2023 KBO리그 우승 타이틀’을 두고 다투게 됐다.

특히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21년 만이며 우승할 경우 1994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이후 29년 만에 정상에 오른다. 창단 첫해인 1990년까지 포함하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02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조차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LG는 우승에 대한 갈증이 극심하다. 

특히 소문난 ‘야구광’으로 유명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은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가 된다. 지난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선대회장은 1994년 우승 이후 1995년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또 우승하면 축배를 들자’며 특산품인 아와모리 소주를 구매했지만 아직 항아리가 열리지 않았다.

또 롤렉스 시계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염원을 담아 1998년 ‘LG트윈스가 우승하면 MVP에 선물하겠다’며 해외 출장 중 구매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지금도 금고에 잠들어 있다.

KBO리그 인기팀이지만 우승에 목말라 있는 LG이기에 팬들 역시 이번 만큼은 우승을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마침 해외리그를 보면 ‘우주의 기운’이 오래 묵은 한을 풀어주는 모양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지난 2일(한국시간)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고 1961년 창단 이후 무려 62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야구의 강자 일본에서도 지난 5일 일본 NBP의 한신 타이거즈가 재팬시리즈에서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꺾고 1985시즌 이후 38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LG 역시 올해는 오랫동안 묵은 우승의 한을 푸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LG㈜를 비롯해 LG 계열사들은 추첨을 통해 직원들에게도 한국시리즈 티켓을 사전 배분하며 29년 만의 첫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향한 응원 열기를 더했다.

이로 인해 남다른 ‘야구 사랑’으로 유명한 범LG 오너 일가가 모처럼 찾아온 그룹 축제에 함께 하기 위해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직접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한국시리즈는 대통령까지 참석했던 자리로 관례적으로 구단주도 직접 참석해 팬들과 인사를 나눴던 만큼 구광모 회장이 가을 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기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LG전자 등의 임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직원들과 종종 구장을 찾기도 했던 야구광인 만큼 이번에는 야구장에서 얼굴을 내비출 가능성이 높다.

또 구 회장을 비롯해 범LG가의 주요 인물들이 야구단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예상 인물로 LG트윈스 2대 구단주이기도 한 구본준 LX그룹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한국시리즈 응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먼저 LG그룹의 2대 경영인이었던 고(故) 구자경 명예 회장의 3남인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모교인 부산 경남중의 기수별 야구팀 투수로 한 때 활동한 바 있으며 구본무 선대회장에 이어 LG트윈스 구단주를 맡아 야구단을 운영한 적이 있다. 또 회사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지인들과 야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LX그룹은 ‘2023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 후원을 맡아 한국야구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구자경 회장의 2남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경남중 재학 당시에 야구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그리고 LG트윈스 고문·구단주대행과 20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역임하며 프로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기업 측에서는 오너 일가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야구장 방문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고 있다. <뉴스워치>에서는 범LG가 각 회사별로 문의한 결과 LG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인 일정이라 확인이 어려운 점에 대해 이해바란다”고 말했고, LX그룹도 “경영진 동선에 대해 대내외 일정을 따로 확인을 못 드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또 LS그룹도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LG의 한국시리즈는 LG트윈스의 우승에 대한 염원에 대해 프로야구 팬들과 오너 일가의 한을 풀어줬다는 단순한 의미만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먼저 프로스포츠 구단이 더 이상 ‘밑빠진 독’이 아님을 확인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전자를 포함한 LG 계열사들도 29년 만에 찾아온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비해 축하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일부 제품에 대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한 할인 프로모션 및 쿠폰 지급 등을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저녁부터 스포츠 플랫폼인 스포키에서 프로 전·현직 야구 선수들과 라이브톡을 진행하며 팬들과 LG트윈스 응원전을 펼친다. 시청자들에게 선수 사인 유니폼과 모자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곁들인다.

일각에서는 LG 임직원들 가운데 LG트윈스 팬들이 많은 만큼 최종 우승 시 임직원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또 명목상의 한국시리즈 응원 회동이 범LG가 경영 회동으로 이어질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범LG가의 비즈니스로 모델이 확장성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은 ‘고객 가치 경영’의 핵심전략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전장(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전자장비)사업, 배터리, 가전 등을 동력산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바이오, 클린테크, 로봇,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등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 및 사업 육성에 투자하면서 시장 파이를 넓혀 나가고 있다. LG그룹의 신사업 강황에 범LG가의 역량이 집중되면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LX그룹도 최근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인수 본입찰을 앞두고 자금 동원력이 필요한 만큼 LG그룹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LX그룹이 HMM을 인수하게 된다면 단숨에 재계 10위권으로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로 글로벌 물류 사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LG그룹 역시 LX그룹의 물류를 이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에 상호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LS그룹도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한 만큼 범LG가로써 역량을 모으게 된다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평가한다.

김동환 마그나컨설팅 대표 컨설턴트는 “종합적으로 LG그룹은 기존 사업의 깊이를 더하는 동시에 신사업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과 R&D에 집중 투자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산업 내 리더십을 확립해 나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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