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社 2色’ 인공지능 B2B 시장 공략…AI 생태계 변화 주목
KT, B2B 시장 집중 후 글로벌·제조 등 5대 영역 사업 확장
LGU+, ‘3대 AI 서비스’ 선정…틈새시장 소상공인 공략 눈길

KT와 LG유플러스가 최근 인공지능(AI)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각 사
KT와 LG유플러스가 최근 인공지능(AI)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각 사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을 넘어 인공지능(AI)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두 회사 모두 최근 B2B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해당 시장의 AI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AI는 그동안 탈(脫)통신을 외쳤던 국내 이통사들이 낙점한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다. 이들이 AI 시장에 뛰어든 건 포화상태에 접어든 통신 시장 때문이기도 하다. 이통사들끼리 서로 이용자를 뺏고 뺏기는 구조에서 인구 감소 추세까지 더해지자 향후 신규 가입자 증가를 통한 수익 창출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AI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초거대 AI를 포함한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 결과 2024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554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IDC의 ‘국내 인공지능 분석 시장 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AI 시장은 전년 대비 17.2% 성장해 2조6123억원의 매출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향후 5년간 연평균 14.9%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7년까지 시장 규모가 4조46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 달 31일 자사의 초거대  AI ‘믿음(Mi:dm)’ 출시를 알렸다. 사진=KT
KT는 지난 달 31일 자사의 초거대  AI ‘믿음(Mi:dm)’ 출시를 알렸다. 사진=KT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이통사들은 AI 서비스를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이중 KT와 LG유플러스는 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를 AI 전략의 중심을 뒀던 SK텔레콤과는 다른 행보다.

먼저 출사표를 던진 곳은 KT다. KT는 최근 자사의 초거대 AI ‘믿음(Mi:dm)’을 출시하고 B2B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 등 5대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KT의 전략은 출시 모델 구성에서 잘 드러난다. 상품을 사용할 기업에 초점을 두고 회사 규모와 목적에 맞게 구성한 게 이유다.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엑스퍼트 등 4개 라인업을 통해 경량부터 초대형 모델까지 기업 여건에 따라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업의 비용 부담도 줄였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AI 풀스택을 통해 타사 모델 대비 30% 이상 저렴한 금액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생태계 조성도 눈길을 끈다. KT는 ‘KT 믿음 스튜디오(KT Mi:dm Studio)’라는 전용 포털을 열고 기업 고객이 거대언어모델(LLM)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들은 이곳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사의 데이터를 파인튜닝(Fine-Tuning·미세조정)을 할 수 있다. 더 전문적인 모델을 만들고 싶은 기업은 풀파인 튜닝(Full Fine-Tuning·완전 맞춤형)도 가능하다. 손쉽게 적은 비용으로 자사 모델을 갖고 싶은 기업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AI 3대 서비스’ 중 하나로 우리가게 AI를 낙점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AI 3대 서비스’ 중 하나로 우리가게 AI를 낙점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B2B 고객별로 타깃을 세분화해 시장을 공략한다.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를 활용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AI 3대 서비스’로 U+ AICC 온프레미스와 U+ AICC 클라우드, 우리가게 AI 등을 정하고 자사의 AI 역량을 B2B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U+ AICC 온프레미스를 통해 대기업을 공략한다. 이 서비스는 여러 AI 솔루션을 결합해 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고객센터를 설계할 수 있는 구축형 AICC다. 금융·보험사같이 고객센터 의존도가 높고 효율화를 원하는 기업이 주요 타깃이다.

중견·중소기업은 LG유플러스가 지난 9월 출시한 U+ AICC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다 . 해당 서비스는 별도 구축 없이 고객이 원하는 콜센터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저렴한 월정액 형태로 LG유플러스의 AI 솔루션과 연동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LG유플러스의 틈새시장 공략이다. 우리가게 AI를 통해 AI 니즈는 있으나 규모가 작고 영세한 소상공인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우리가게 AI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콜봇 서비스다. AI가 매장 정보와 자동 예약 등 전화 응대 업무를 돕는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서비스를 ‘우리가게패키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장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각종 데이터를 융합해 매장 매출을 올리고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가 B2B 시장에 힘을 싣는 이유는 사업의 접근 용이성으로 생각된다”며 “국내 이통사 모두 과거부터 B2B 사업을 해왔을 뿐 아니라 수익성 확보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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