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 12조515원·부채 비율 1741%…재무상태 갈수록 악화·독자생존 쉽지 않아

서울시 강서구 오쇠동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최양수 기자
서울시 강서구 오쇠동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최근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아시아나항공이 연일 뉴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3년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중대 분기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에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했지만 표결조차 못 하고 이사회가 중단됐다.

당시 오후 2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가 동시 진행됨으로써 이사회의 결과가 서로 간에 미치지 않게 조치가 취해졌다. 당일 대한항공 이사회는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됐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기업결합이 성사되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매각하되 인수하는 측에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극도의 보안 속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시작 직전 장소를 변경해 서울 종로구 소재 호텔에서 오후 2시 15분경부터 회의를 열었다. 난상토론 끝에 한차례 임시 정회가 있었으며 오후 9시 50분 쯤 가부 결론을 내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회의가 개회된 지 약 8시간 동안 제자리걸음만 거듭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임시이사회는 2일 다시 재개된다.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팽팽한 의견 대립으로 맞섰던 난상토론이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가결되지 않으면 대한항공은 화물 항공에 있어 독과점 문제를 제기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 수 없어 양 사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합병이 늦어질수록 손해는 아시아나항공 쪽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합병이 늦어질수록 손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된 전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약 12조515원, 부채 비율은 1741%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3조254억원의 매출과 20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60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상반기에만 2023억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에 공적 자금 3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단기 차입금 이자율은 2021년만 해도 연 3%대였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현재는 연 5.9~6.57%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연간 이자 비용도 2018년 1495억원에서 지난해 3710억원으로 늘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합병이 무산될 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합병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이 독자생존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인 상황인 것이다.

현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위해서면 결론을 내려야 한다. EC 측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 방안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일단 이달 초까지로 연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국내 항공업계 ‘빅2’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글로벌 7위권의 국내 첫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항공사 탄생’으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국내 경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한차례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만큼 이번 이사회에서는 표결에 부쳐 결론이 내야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대승적 태도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思料)된다.

최양수 기자.
최양수 기자.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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