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전문점에서 판매 중인 비빔 국수.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정호 기자
국수 전문점에서 판매 중인 비빔 국수.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정호 기자

[뉴스워치= 정호 기자] 이 국숫집은 독창적인 국수들로 전국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집이다. 가게 주인 A씨는 2005년 장사를 시작해 단풍 국수, 도토리 국수, 던파 국수 등 특색있는 국수를 판매하고 있다. 지금도 이 국수를 먹기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선보인 잠수 국수 또한 해산물로 우린 특별한 국물 맛으로 ‘올해의 요리’ 후보가 됐다.

탄탄대로를 걷는 국숫집 주인 A씨지만 요즘 억울함에 밤을 지새우는 일이 많아졌다. 시식 행사만으로 장안의 화제가 된 돈가스 가게 때문이다. 돈가스 가게는 과거 국숫집에서 일했던 주방장 B씨가 나와 만든 가게로 오징어 먹물을 활용한 검은 돈가스가 주메뉴다.

A씨는 젊고 실력있는 요리사 B씨를 아들 마냥 아꼈다. 특히 그가 제안한 검은 돈가스에 거는 기대도 컸다. 말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이 요리가 국숫집에 또 다른 대표 메뉴로 등극하는 건 불 보듯 뻔했다. A씨는 그간 공들여 개발한 비법 소스부터 재료, 직원들까지 아낌없이 지원했다.

기대 속에서 대표 메뉴가 출시되길 손꼽아 기다리던 A씨지만 개발이 완료될 때쯤 맞닥뜨린 건 사람 하나 없는 텅빈 주방이었다. 주방장과 직원, 레시피 모두 한 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B씨를 믿었던 A씨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신세를 한탄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소식이 들려 왔다. 바로 앞 상가에서 특이한 돈가스가 시식 행사 중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돈가스를 새로운 별미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런 맛은 처음이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국숫집은 그런 돈가스 가게가 괘씸할 뿐이었다. 그동안 개발했던 소스 비법과 직원들까지 지원해줬는데 돌아온 결과가 야반도주였으니 말이다. A씨는 돈가스 가게를 상대로 부정경쟁과 영업비밀 유출로 신고했다. 심지어 프랜차이즈협회로 달려가 돈가스집 운영을 막아달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근처에 있는 치킨집이 돈가스 가게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치킨집은 치맥이 큰 인기를 끌면서 국숫집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그런 C씨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돈가스를 묵혀두기 아깝다며 지원에 나선 것이다.  C씨는 돈가스를 활용해 상권이 겹치지 않는 곳에 분점을 낼 계획이라고 했다.

동네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새로운 히트 메뉴가 없어 고민하던 C씨가 인기 상승 중인 돈가스를 탐내고 있다는 것이다. C씨는 한술 더 떠서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창업박람회에 돈가스 가게를 소개할 계획이다. 메뉴는 역시 검은 돈가스다.

C씨는 “이름만 그대로 사용했을 뿐 실력있는 우리 요리사들이 새롭게 레시피를 개발해 만든 전혀 다른 돈가스”라고 소개했다. A씨 입장에서는 어떻게 짧은 시간에 이런 돈가스를 척하고 만들어 내는지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세 가게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의견은 “상도덕에 어긋난 행위” “경쟁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 “어차피 맛만 있으면 상관없다” 등으로 나뉘었다.

지금까지 게임업계의 주요 관심사인 ‘다커 앤 다크’에 대한 게임사들의 입장을 정리해봤다. 국숫집은 넥슨, 돈가스집은 아이언메이스, 치킨집은 크래프톤이다.

다크 앤 다커를 사이에 둔 세 게임사의 갈등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이 갈등은 결국 게임사의 양심과 올바른 경쟁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호 산업부 차장.
정호 산업부 차장.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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