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울며 겨자 먹기’ 금리 인상…수신고 지키기 위한 어쩔수 없는 결정

저축은행이 하반기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는 시중은행과의 금리역전 현상이 우려되는데 따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이 하반기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는 시중은행과의 금리역전 현상이 우려되는데 따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상반기 적자 실적을 기록한 저축은행이 하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인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의 하반기 평균 금리(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준)는 올해 7월 1일부터 매월 1일 기준 3.97%, 4.03%, 4.11%, 4.19%로 상승세를 보였다.

10월 경우 정기예금 금리 조종에 나서면서 금리가 월초 4.19%에서 4.12%(31일 기준)로 소폭 인하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4.1%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금리 인상이 수신고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도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4.1%대 금리는 현재 저축은행업계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지난 7월 3%대에서 이달 4.1%대까지 올라간 것이 저축은행의 의지가 아니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금리와 대출연체율 등 현재 금융환경을 고려할 때 최대 4.5%대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봤다.

향후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월 31일 현재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다. 금리 4.35%로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 4.12%보다 0.23%p 높다.

또한 저축은행의 자금조달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수신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에서 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다.

업계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이상 저축은행도 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 개선의 여지가 적다는 점을 우려한다.

저축은행은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 962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총자산도 134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138조6000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 상품의 만기 도래로 발생한 이자비용과 채권시장 경색 및 고금리 기조로 인한 채권 금리 상승 등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은 대주주 자본 확충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중은행의 고금리 예금 경쟁, 부동산 PF 부실, 소상공인 연체율 상승 등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에서 금융당국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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