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국내 공항 보안사고 총 75건…2021년부터 두 자릿수 급증
윤 사장 취임 후 1년 6개월간 54.7% 발생
실탄·공포탄·전자충격기·가스총 등 미적발 13건 달해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보안 관련 역량에 물음표가 달렸다. 국정원 출신으로 항공보안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취임 이후 국내 공항에서 보안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탄, 공포탄, 전자충격기 등 항공기 테러로 이어질 수 있는 물품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기내에 반입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공항공사(이하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보안 검색 실패 등 보안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 보안사고는 총 75건으로 나타났다.

김포공항 등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는 2021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6건, 2019년 8건, 2020년 5건의 보안사고가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자릿수에 그쳤던 보안사고는 이듬해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2건, 15건의 보안사고가 일어났으며, 올해는 8월까지 2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국내 공항의 보안사고가 윤 사장 취임 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25일 취임한 윤 사장은 청와대 사이버정보비서관, 국정원 정책기획관과 제1차장을 지낸 인사다. 윤 사장은 과거 해외정보업무와 사이버 보안, 대테러 등의 업무 경험을 가지고 있어 공항보안에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윤 사장 취임 후 김포·제주·여수공항 등 11개 공항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는 41건에 이른다.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공항에서 일어난 사고 중 54.7%가 윤 사장 취임 후 발생했다. 실탄이나 공포탄, 접이식 칼, 가스총  같은 물품을 검색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같은 기간 해당 물품들로 인한 보안사고는 24건이었는데, 이중 절반 이상(13건)이 윤 사장 취임 후 발생했다.

공사의 허술한 항공보안 문제는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권영세 의원은 윤 사장에게 “정보기관에서 오래 근무해 항공기 보안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최근 내용을 보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 보안사고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총 19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9건, 올해에는 30건이나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사고 내용도 실탄이라든가 전자충격기, 접이식 칼, 가스 분사기 등 항공기 테러하고 직접 이어질 수 있는 물품들이 보안 실패로 기내에 반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전자충격기의 경우 지난 5년간 총 7건밖에 없었는데, (윤 사장이) 취임한 다음 5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보안검색 요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권 의원은 보안검색 요원은 정기 교육과정을 거쳐 일정한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최근 5년간 시험 합격률이 99.2%라고 설명했다. 보안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데 정작 합격률만 높은 것을 보면 시험 자체가 엉터리일 수 있다는 게 권 의원의 지적이다.

윤 사장은 이와 관련해 “보안 실패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항공보안태세를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완전히 리셋한다는 차원에서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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