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최근 학교 폭력에 관한 기사가 자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잔혹한 학교 폭력이 있어 그 심각성에 대한 세인의 우려가 크다. 무엇이 일부 학생들을 그렇게 어둡고 파괴적인 길로 이끄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학부모, 교육자, 관련 정책 담당자들이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안전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러한 고통스러운 사건의 원인에 대해 우리는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은 단일한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기본 요소가 포함된 다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사회경제적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소외된 지역사회의 학생들은 양질의 교육, 의료 및 기본 자원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이는 절망감과 분노를 조장하고 때로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부유층 학생은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과시하고 통제되지 못한 우월감으로 폭력행위를 자행한다. 여기에 극히 일부지만 학부모나 교사가 적절치 못한 개입을 하여 폭력을 없애지 못하고 때론 부추기기까지 한다. 개선된 훈육 프로그램과 교육 기회의 평등한 제공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둘째, 또래 사이에서의 괴롭힘은 학교에서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견디는 고통은 일부 학생들을 한계점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지속적인 괴롭힘 자체가 이미 폭력이며,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할 때 학생들은 자신을 보호하거나 괴롭히는 사람에게 보복하기 위해 폭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괴롭힘은 신체적, 언어적, 사이버 괴롭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피해자가 갇히고 무력하다고 느끼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사례를 예방하려면 학교에서 경쟁보다는 존중과 친절의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정신 건강 문제는 학교 폭력을 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이다. 진단되지 않거나, 치료되지 않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정신 건강 상태는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학교에서 접근 가능한 정신 건강 지원을 제공하고 정신 건강 문제를 둘러싼 낙인을 줄이는 것은 이러한 원인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단계이다.

넷째, 흉기에 대한 손쉬운 접근은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흉기를 휘두르는 일은 학교 폭력의 양상을 더욱 치명적으로 만든다. 이러한 요인을 줄이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흉기 규제 조치가 필요하다.

다섯째, 가정환경은 학생의 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능 장애, 학대, 방치 또는 가정 폭력에 대한 노출은 어린이에게 장기적인 심리적 영향을 미쳐 폭력적인 행동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는 빈부와 무관하며 아이를 얼마나 내버려 두는가가 중요하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면 사회 서비스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여섯째, 미디어와 대중문화도 미숙한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화와 같은 폭력적인 영상물과 음악에 노출되면 일부 개인은 폭력에 둔감해져서 폭력적인 행동을 더 쉽게 생각하거나 저지를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를 보면 특히 욕설이 너무 많다. 리얼리티를 살릴 방법이 꼭 욕설을 저리 많이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욕설은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해 졌고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 욕설을 먼저 배운다고 한다. 책임감 있는 미디어 제작과 소비를 장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곱째, 많은 학생은 불일치나 분쟁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데 필요한 갈등 해결 기술이 부족하다. 학교에서 갈등 해결을 가르치면 신체적 다툼과 괴롭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덟째, 비극적이게도 일부 학생들 사이에는 모방 행위 현상이 존재한다.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 이를 따르도록 영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언론은 학교 폭력 해법을 위한 심층 보도를 할 수도 있다. 학교 폭력 예방에 대한 책임 있는 언론 보도가 필요하다.

최근 한 야당 소속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어느 청와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방과 후 2학년 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와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해당 비서관이 사표를 내고 대통령이 즉각 이를 수리하자 곧이어 이젠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바뀌었다. 여당 성향의 언론은 과거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 조치사항이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더라도 가해 학생 졸업과 동시에 삭제하거나 졸업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난 후 삭제하도록 하는 것을 개정하자”며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야당이 “성장기에 큰 낙인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고 당시 가장 큰 목소리를 낸 건 야당 모 의원이라는 점을 부각하였다. 야당 모 의원의 아들이 과거 여중생을 성추행했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이쯤 되면 학교 폭력은 간데없고 정당 간 치졸한 권력투쟁만 남아 있게 된다.

학교 폭력을 예방하려면 학교, 학부모, 법 집행 기관 및 더 넓은 지역사회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위험에 처한 학생들의 삶에 대한 조기 개입, 정신 건강 및 정서적 웰빙 증진, 공감 및 지원 문화 조성이 포함된다. 또한, 더 엄격한 흉기로 변할 위험이 있는 물건에 대한 관리, 언론의 책임, 폭력을 지속시키는 사회경제적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도 필요하다. 학교 폭력은 단일 요인의 산물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 작용의 산물이다. 이러한 각 요소를 해결하여,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더욱 안전하고 보살피는 학교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박사학위 취득

서울시 영등포구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서울시 아동공공생활 지원센터 운영위원

현)동덕여자대학교 교양 대학교수

현)뉴스워치 편집위원

<신오쿠보 뉴커머 코리아타운과 이중의 정체성>, <일본의 다문화공생제도와 한국의 다문화정책> 등 다수 논문과 <화투-꽃들의전쟁>, <다원문화사회의 담론> 등 저역서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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