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세계가 서서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자, 다른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는 미시적인 적과의 전쟁이 아니라 사회·경제·정치적 도전에 뿌리를 둔 갈등이다. 팬데믹은 우리의 글로벌 회복력을 시험했고, 부유층과 빈곤층 모두 사회 내 깊은 균열을 드러냈다. 경제는 위축되고, 의료 시스템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사회 구조는 와해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국가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거나 더 나쁘게는 다른 국가의 취약성을 이용하려고 하므로 갈등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명백하든 은밀하든 전쟁에 의지하려는 유혹은 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더욱 강해질 수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언한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발발하더니 얼마 전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어나 세상을 긴장 속에 밀어 넣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저항 운동을 의미하는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주의 정당으로서 군벌로 이루어진 현재 가자 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정당이다. '하마스'는 아랍어 '하라캇 알무카와마 알이슬라미야(حركة المقاومة الاسلامية, Ḥarakah al-Muqāwamah al-ʾIslāmiyyah)'의 머리글자로, 이는 '이슬람 저항 운동(Islamic Resistance Movement)'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하마스는 평소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의 도발을 주로 하였는데 이번에는 전격적으로 쳐들어가 점령전을 시도하면서 결국 전면전이 되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국교 정상화를 주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하마스는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이게 되므로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스라엘 사법개혁 반대 시위 때문에 이스라엘 내부가 심각하게 분열된 상태인 점을 노려 침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여러 번 국제적인 갈등과 전쟁에 직면해온 국가로, 그중에서도 이스라엘과 이웃 국가 간의 분쟁은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이스라엘의 국토와 정체성에 대한 영원한 갈등은 국제 커뮤니티에 의해 지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과의 충돌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전반에서 큰 관심을 끈 사건 중 하나였다.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간의 갈등은 역사·정치·종교적인 이유로 복잡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자신의 국토로 주장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인들은 이곳에서 자치권을 주장하며 이 지역 일부를 자신들의 국토로 인식하고 있다. 2021년의 전쟁은 이러한 갈등 사례 중 하나였고 이번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이슈의 복잡성과 다양한 관점으로 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국제 커뮤니티는 갈등의 해결을 위해 중재와 협상을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으며, 평화를 찾는 과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하마스는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는 공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 비판을 받았었다. 학교와 식당 등 전략적 가치도 없고 전투 지역이 아님이 분명한 곳에서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르고 하마스가 가하는 로켓 공격은 민간인 피해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한 것에 대한 복수이고 민간인 피해는 이스라엘이 저지른 학살극에 비하면 소수라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이 학살하였다고 하마스가 벌이는 학살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학살은 하마스도 저질렀다. 어느 쪽이든 민간인에 대한 학살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원시사회에서는 갈등과 불만이 있으면 힘에 의한 해결이 가능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무력의 남발이 금지되어 있다. 이는 개인 간의 관계도 그렇지만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명화된 현대사회의 중요한 특징이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는 회복력과 단결, 혁신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회복과 재건의 시기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은 오랜 역사적 갈등의 한 부분으로, 지속해서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제로 남아있다. 국제 커뮤니티와 각 당사자는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지금 전 세계는 어려움에 부닥쳐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은 전 세계 어느 곳도 손대지 않은 곳이 없었고 그 결과는 심각했다.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경제가 붕괴하였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하였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팬데믹은 또한 국제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중 보건 위기에 대한 전 세계의 통일된 대응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는 경제 회복과 기후 변화 및 기타 수많은 과제에도 적용된다. 국가들은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서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민간인의 안전과 지역의 안정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인류는 자신의 회복력을 시험했다. 그리고 과거의 전쟁은 미래의 통합으로 대체되는 더 좋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박사학위 취득

서울시 영등포구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서울시 아동공공생활 지원센터 운영위원

현)동덕여자대학교 교양 대학교수

현)뉴스워치 편집위원

<신오쿠보 뉴커머 코리아타운과 이중의 정체성>, <일본의 다문화공생제도와 한국의 다문화정책> 등 다수 논문과 <화투-꽃들의전쟁>, <다원문화사회의 담론> 등 저역서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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